어드벤처의 정수, BMW GS 트로피 한국대표 선발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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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GS 라이더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온로드지만, 오프로드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모델이다. BMW에서도 GS의 진짜 매력을 소비자들이 느끼도록 진행하는 이벤트가 있다. 바로 BMW GS 트로피가 그것.
GS 트로피는 2년마다 전세계 GS 라이더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로, 국가별 선발전을 통해 대표 선수들을 선발,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국가 대항전을 펼친다. 단순히 랠리와 같은 경주가 아닌, 라이딩 스킬부터 체력, 협동심 등 다양한 경쟁 과정을 통해 전 세계 GS 라이더들이 오프로드에서 즐기는 GS의 매력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2013년부터 선발전을 진행, 국가대표를 파견해오고 있으며, 2022년 동유럽의 알바니아에서 개최되는 GS 트로피 본선 참가자를 선발하기 위해 지난 10월 16, 17일 양일에 걸쳐 충북 속리산 일대에서 GS 트로피 한국대표 선발전을 진행했다.
참가자격은 BMW GS 시리즈를 소유한 아마추어 라이더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이번 선발전에는 총 19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눈길을 끄는 점은 여성 라이더도 5명이 참가했다. 이 중 2명이 선발되어 다른 국가 선수들과의 최종 평가를 거쳐 인터내셔널 여성팀을 구성, 본선에 참가해 다른 남자 선수들과 겨루게 된다.
선발전은 첫 날 달리기, 통나무 톱질 등 기본 체력 테스트, 본선에서 다른 선수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영어 회화 능력 테스트, 모래밭, 물웅덩이, 통나무, 언덕 등 다양한 장애물을 모터사이클로 통과하는 스킬 테스트 등으로 예선이 치러졌다. 코스는 GS 트로피 본선에 참가했던 역대 한국 대표팀들이 모여 구성해 상당한 난이도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첫 날 예선을 거친 후 다음 날 결선이 진행됐다. 전 세계 참가국 모두 동일한 코스에서 진행되는 만큼 철저한 보안이 이뤄진 결선에서는 체력 테스트 후 모터사이클 스킬 평가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실수를 최소화하며 빠르게 코스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왔는지는 성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내 선발전 1위는 이병욱 씨, 2위는 박다민 씨, 3위는 여준효 씨가 차지했다. 올해 첫 도전인 사람도 있었고, 지난 선발전에서 아쉽게 순위에 들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사람도 있었지만 올해 힘든 도전을 모두 이겨내며 한국 대표로 선발, 2022년 9월 4일부터 10일까지 알바니아에서 태극기를 달고 전 세계 참가자들과 국가의 이름을 건 경쟁에 나서게 된다. 여성팀에서는 김성희 씨가 1위, 민지연 씨가 2위를 차지해 한국 대표로 선발되어 타 참가국 대표팀과의 최종 평가를 거쳐 본선 출전 여부가 결정된다.
인터뷰
GS 트로피 2022 한국대표 이병욱, 박다민, 여준효
좌측부터 여준호, 이병욱, 박다민 씨 |
자기 소개 및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 서울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4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2년 전엔 아쉽게 4위를 했지만 이번엔 운이 많이 따라 1위를 하게 됐다. 둘째 아들이 생기며 우승트로피를 선물로 주려고 대회를 준비했는데, 2년 전 4위를 했을 땐 갓난아이를 두고 연습하러 나오느라 도와주지 못해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다. 이번에 1위로 선물을 안겨줄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아내에게 알려주고 싶은데 전화하면 눈물 날 것 같아 아직 연락을 못 했다.
박 현재 직업군인으로 일하고 있다. GS 트로피는 전부터 알고 있었고, 가장 친한 친구(2020년 참가자 윤연수 씨)가 먼저 다녀와 너무 좋았다고 추천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작년부터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교통사고를 당해 고민도 있었지만, 주변에서 응원을 많이 해줘서 도전하게 됐다. 선발된 만큼 최선을 다해 다녀오겠다.
여 대구에서 소방관으로 근무 중이다. GS를 탄 지는 좀 됐는데 동네에서만 타다가 2014년에 참가했던 이재선 씨나 주변 GS 트로피 준비하는 분들에게 소개받아 참가하게 됐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한 번쯤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준비했고 선발되어 매우 기쁘다. 나이가 가장 많은데 팀에 누가 안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
GS 트로피의 매력은 무엇인가?
이 GS 트로피를 알게 되어 도전하며 함께 타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의리도 생기고, 함께 다니며 협동심도 생겼다. 2년 전 선발전에서 떨어졌을 때 바이크를 접으려 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너무 좋아 다시 시작하게 되더라. 인생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박 셋 모두 연습하기 쉬운 상황이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열정이 있으니 쉬는 날도 포기하고, 몸이 안 좋아도 연습해 도전했다. 어드벤처를 타면서 항상 말하는 게 ‘함께 하는 즐거움이 있으니 어드벤처다’라는 것이다. GS 트로피에 도전한 이유도 열정과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여 GS 트로피에 대한 영상을 유튜브로 봤는데, 국토가 작아 3박 4일이면 전국일주가 가능한 우리나라와 달리 1주일 동안 캠핑하고 목적지로 이동하고 그 사이마다 다양한 과제를 진행하는 GS 트로피에 대한 동경과 로망이 생겨 체험해보고 싶었다.
역대급 난이도였는데, 가장 힘들었던 구간은?
이 예선을 쉽게 통과할 줄 알았는데, 직접 통과해보니 오만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오늘 결승에서의 원돌기는 연습했던 땅과 너무 달라 매우 힘들었다. 기본적인 스킬인데도 거기서 감점을 많이 당했는데,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고비였다.
박 체력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GS 트로피가 기술과 체력 모두를 요하는데, 예선과 결승에서 긴장을 너무 많이 해 역대 참가자 중 가장 많이 넘어졌다. 그 과정에서 체력을 많이 소모해 이후 모든 코스가 다 어려웠다. 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 실수도 많았고, 긴장도 해 점점 더 어려워지니 다른 선수들은 넘어지지 않은 곳에서도 넘어지게 되더라.
여 노면이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 너무 미끄러워서 수많은 연습을 했음에도 쉽게 하지 못해 정신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었다.
선발전 결승에 진출한 여성 참가자 3인, 최혜은, 민지연, 김성희 씨
좌측부터 김성희, 민지연, 최혜은 씨 |
참가를 결심한 계기는?
최 편한 임도만 다니며 캠핑만 할 생각이었는데, 2018년 대표이자 사부인 권성덕 씨의 추천으로 고민하다 도전하게 됐다.
민 지난해 오프로드를 처음 경험한 후 국내의 비슷한 대회를 관람해보니 체력, 영어실력, 기술까지 완벽하지 않으면 해낼 수 없는 철인 3종 경기같은 대회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었고, 더 늦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준비했다.
김 국내 대회를 보니 사람들의 환호에 완전히 반해 신차를 구입해 도전하게 됐다.
참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최 체력을 많이 본다고 해서 매일 달리기하고 홈 트레이닝으로 근력운동도 했다. 한 달 반 전 사고를 당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그래도 그동안 준비한게 있어 2주 정도 바짝 연습하고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많이 힘들었다.
민 코로나 때문에 혼자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이나 PT, 달리기 같은 걸 했다. 특히 여성 선수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것이 쓰러진 바이크를 세우는 것인데, 하체 근력이 중요한 만큼 스쿼트를 처음엔 2, 300개씩 하다가 나중엔 하루에 700개씩 했다. 그리고 하루에 1, 2시간 혼자 기술 연습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넘어진 바이크를 2, 30번씩 세우는 건 기본이다.
경기를 마친 소감은?
최 사고 이후 다시 감을 찾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지만, 다음 경기에도 참여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내구레이스 경기는 올해로 5번째 참가하는데, 매번 끝나면 다시는 안 나갈 거라고 다짐하지만 다음 해 참가 접수를 시작하면 마음이 바뀌더라.
민 아쉬운게 노력한 만큼 결과가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R 1200 GS로 연습해왔는데, 본선에선 형평성을 위해 모두 R 1250 GS로 경기가 진행되어 차량 특성이 달라 어려웠다. 다음에도 도전할 생각인데, 그땐 바이크를 바꿔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운영하지 못한 점도 아쉬웠는데, 다음엔 시간 분배나 기술 모두 세밀하게 준비해 도전해보고 싶다.
김 경기 자체가 재밌었다. 언니들과 연습도 재밌게 했다. 알바니아 진출 여부를 떠나 준비하는 동안 재밌었던 시간이 끝나는 게 너무 아쉽다. 또 이런 기회 있다면 열심히 연습해서 도전할 생각이다.
어드벤처 장르의 매력은?
최 엔듀로 모터사이클로는 일반도로를 달릴 수 없지만, 어드벤처는 양쪽 모두 가능하다. 게다가 일반도로에서는 졸릴 정도로 편한 바이크인데 주행모드만 간단히 바꾸는 것으로 오프로드도 바로 달릴 수 있다.
김 바퀴가 미끄러지는게 일반도로에선 불안함이 느껴지지만, 오프로드에선 재미를 주는 요소다. 그래서 오프로드를 경험하다 어드벤처를 접했는데, 일단 멋있다. 큰 바이크가 내맘대로 움직이는게 신기했다. 물론 극한의 오프로드는 어렵겠지만 임도에선 너무 매력적이다.
오프로드를 꿈꾸는 여성 라이더에게 조언한다면?
최 도전 자체가 좋은 것 같다. 그냥 평범하게 탈 땐 단순히 맛집 정도 다니는 수준이었는데, 목표를 정해놓고 연습하니 바이크 스킬과 체력도 늘고 정신도 맑아진다.
민 산에 오기 전 체력 단련은 기본이다. 자기 바이크는 자기가 세울 정도의 힘과 체력이 있어야 한다. 다만 혼자 다니는 것보다는 남자들과 같이 타는 걸 추천한다. 오프로드에서 자칫 바이크가 어디 처박히기라도 하면 혼자나 여자들끼리는 꺼내기 쉽지 않다. 조금 임도를 다녀본 경험으로 겁 없이 들어가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글
송지산 기자 song196)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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