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가득한 7시간 동안의 레이스 축제, 2022 코리아 슈퍼 엔듀런스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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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1,226회 작성일 22-08-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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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경쟁은 본능이다. 원시시대에는 생존을 위한 경쟁을 펼쳤다면, 문명이 생긴 이후에는 명예를 위한 경쟁을 펼쳐오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결투 등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현재는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타인과 경쟁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이 스포츠 영역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하나의 종목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 그렇게 쌓은 체력과 기술로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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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나 모터사이클과 같은 분야에서는 경주, 즉 ‘레이스’라는 형태로 경쟁이 펼쳐진다. 남들보다 더 빨리 달려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때 얻을 수 있는 명예와 자신의 가치 상승은 포뮬러 원(F1)이나 모토GP와 같은 레이스를 통해 발현되고 있다. 이러한 스프린트 방식의 경기는 정해진 바퀴 수에서 누가 더 빨리 달리는지를 겨루는데, 이와는 달리 내구레이스는 정해진 시간동안 누가 더 많은 바퀴를 소화하는지를 겨루는 경기로, 르망 24시나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유명 경기들은 프로팀에서 참가하는 만큼 순위에 목표를 두고 경쟁하지만, 국내에서 펼쳐지는 모터사이클 내구레이스는 이름에서부터 레이스가 아닌, ‘페스티벌’이라는 명칭으로 레이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축제로 진행되고 있다. 바로 코리아 슈퍼 엔듀런스 페스티벌(KSEF)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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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라는 명칭에 걸맞게 첫 번째로 넘어진 팀에게도 &(39;첫뻑상&(39;을 시상하고 있다


KSEF는 2011년 시작되어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긴 역사를 지닌 이벤트다. 처음엔 4시간으로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려 현재는 7시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7시간 동안 누가 더 많은 바퀴 수를 기록하는지를 겨루는 경기지만,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상위 3개 팀만 시상하는 것이 아닌, 5배수 순위 팀을 비롯해 최다 참가팀, 최연장자 팀 등 다양한 시상 부문을 마련해 최대한 많은 팀이 참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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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지난 8월 7일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진행됐다. 초기에는 카트 경기장에서 진행됐지만, 점차 참가팀 숫자가 늘며 카트 경기장에서 진행하기 어려워져 2014년부터 장소를 옮겨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83개 팀이 참가할 만큼 대성황을 이뤘으나 올해는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인해 규모는 줄었으나 그래도 49개팀 14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며 식지 않은 열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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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당일은 폭염으로 전국이 들끓는 날씨였지만 선수들은 출발 전부터 의지를 불태우며 완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전 10시, 메인 스트레이트 한쪽에 늘어선 선수들이 반대편의 모터사이클로 뛰어가는 ‘르망 스타트’로 7시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상금이 크거나 대단한 명예를 얻을 수 있는 레이스가 아님에도 선수들은 레이스 자체를 즐기기 위한 것인 만큼 사고 없이 최선을 다해 달리는 것에 목표를 두고 계속해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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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몇 분만 서 있어도 금세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날씨였고, 온통 아스팔트로 덮인 서킷은 그 열기를 머금고 있어 위아래에서 덮치는 열기는 상상 그 이상이었지만, 선수들은 열기를 뚫고 묵묵히 달리고 있었다. 종종 코너에서 넘어지는 모습도 보였으나, 우승이 아닌 완주를 목표로 하는 선수들은 재빨리 다시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각자의 작전, 혹은 주유를 위해 피트로 돌아와 다음 선수와 교대하며 헬멧을 벗은 선수들은 한증막에라도 들어가 있던 것처럼 열기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지만, 다음 선수가 출발하기 전까지 격려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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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바깥에선 이번 행사를 후원한 GGR네트워크가 참가자 뿐 아니라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위해 존테스와 보그, CF모토의 다양한 제품들을 현장에 전시했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존테스의 310 시리즈를 비롯해 보그 300 ACX와 500 AC, 그리고 어드벤처 시장에서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CF모토 800MT까지 다양한 모델들이 등장해 선수와 관계자, 관람객 모두에게 높은 관심을 얻었다. GGR네트워크는 홍보 부스를 찾은 사람들에게 사은품을 증정하고 레이싱 모델과의 포토타임을 진행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모터사이클 관련 업체들도 현장을 찾아 제품을 홍보했으며, 올린즈 등의 업체에서는 이날 경기에 참가하는 팀들에게 서스펜션 세팅 정보 제공 등의 레이싱 서비스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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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때까지만 해도 아빠와 삼촌을 응원하던 아이들은 어느새 주최 측에서 마련해둔 수영장으로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뭐라 할 수 없는 건 7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계속해서 응원에만 집중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고, 이날의 더위는 상상 이상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만큼 엄청나 주행을 마친 참가자들도 풀장에 뛰어들어 달아오른 열기를 식혀야 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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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끝없이 더위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서서히 구름이 끼며 햇볕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리기 시작한 소나기. 처음엔 달아오른 아스팔트의 열기에 떨어진 빗방울이 금세 증발해버렸지만, 빗줄기가 굵어질수록 점차 노면이 젖어 들었다. 피트인을 선택한 팀은 빠르게 레인 타이어를 교체하는가 하면, 비가 금방 지나갈 것으로 판단해 타이어를 교환하지 않는 대신 페이스를 늦추는 전략을 선택한 팀도 있었다. 비는 노면을 충분히 적시곤 금방 그쳤고, 덕분에 아스팔트에서 타오르던 열기가 한풀 꺾이고 대기의 온도도 상당히 내려가 선수와 관람객 모두 조금이나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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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서히 기울기 시작할 무렵이 되자 선수들이 지쳐가는 것이 눈에 확연히 보이기 시작했다. 최대한 공기저항을 낮추기 위해 직선에서 바짝 엎드려 달리던 선수들이 점차 허리를 세우며 피로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포기할 마음은 없었다. 이제 곧 7시간의 대장정이 끝나기 때문이다. 카운트다운과 함께 맞이한 오후 5시, 7시간 동안 달린 선수들은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가 하면, 모든 체력을 소진해 제대로 손을 들 힘조차 없는 선수들까지, 모두가 완주해냈다는 기쁨을 각자의 방식대로 표현했다. 팀원들과 관람객들은 더위 속에서 고생한 선수들을 위해 피트 로드에서 경기를 마친 선수들에게 물을 뿌리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1위는 249랩을 소화한 광주 KTM팀이 차지했지만, 사실 순위가 그리 중요하진 않았다. 자신과의 싸움, 팀원과의 협동으로 얻어낸 완주라는 결과물이 그들에게는 더 소중해보였다. 레이스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한 내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KSEF는 레이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축제로 그 명맥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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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를 비롯해 10년이란 긴 시간동안 KSEF에서 장내 사회를 맡아 관람객들에게 경기를 재밌게 관람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온 GGR네트워크 김강민 부장은 KSEF의 원동력에 대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모터사이클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의 축제라는 점”을 꼽았다. 장내 사회를 맡기 전엔 2년간 선수로도 활약했던 그는 “명절처럼 1년에 한 번은 모두 모여 만나고 즐길 수 있는 축제가 KSEF라는 행사로, 이곳에선 그간 못 만난 선수들과 팀 관계자들, 모터사이클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까지 모두를 만날 수 있는 현장”이라며 “이 행사를 위해 뒤에서 도와주는 수많은 분들이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참여하고 있다”며 KSEF의 일원으로 긴 시간 함께 해온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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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됐지만, 그럼에도 항상 아쉬움은 남는다. 그는 “매년 공지나 단체 대화방을 통해 이야기 나누고 안내사항을 전달하지만, 서킷 주행 경험이나 교육이 부족해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교육과 연습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개선점을 꼽았다. 이런 KSEF에 대해 참가를 꿈꾸거나 관람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김강민 부장은 “르망 24시나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처럼 국내에서도 KSEF가 펼쳐지고 있다. 빠른 선수와 빠른 모터사이클이 전부가 아닌, 뒤에서 함께 고생하는 정비사와 팀원들까지 7시간 동안 하나가 되어 1등이 아닌, 완주를 목표로 달리는 경기다. 이 행사의 시작은 국내에 레이스도 얼마 없었고, 있던 레이스도 언제 없어질지 모르던 시기에 1년에 한 번은 모두 만나 원 없이 달려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된 축제다. 모터사이클을 좋아하고 한계를 시험하며 달리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 참가해보시길 추천드린다. 또한 모두의 열정과 열기를 즐길 수 있는 축제인 KSEF를 경험해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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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R네트워크는 이번 경기 후원과 함께 제품 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와 이벤트들을 마련해 즐거움을 더했다


한편, 올해 뿐 아니라 그동안 펼쳐진 많은 KSEF 경기에서 모토스타 코리아는 국내에 공식 수입하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들의 이름으로 후원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대회의 GGR네트워크 역시 모토스타 코리아 산하에서 존테스, 보그 모터사이클, CF모토 등의 국내 유통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다. 이에 대해 김강민 부장은 “과거 모토스타 코리아는 모터사이클 레이스를 접하기 힘들었던 시절, 높은 접근성으로 수많은 선수들을 양성했던 ‘코리아 미니모토 레이스 챔피언십(KMRC)’을 주최한 바 있다. 하지만 열악한 국내 환경에선 우리의 힘만으로는 행사를 지속하기 힘들어 KMRC가 사라지게 됐지만, ‘라이더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있어야 이륜차 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는 모토스타코리아 서동갑 대표의 신념으로 주최자에서 스폰서로 방향을 바꿔 KSEF를 후원하고 있고, 앞으로도 매년 지속적으로 후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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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토스타 코리아나 GGR 네트워크 모두 공식적인 대외활동은 KSEF가 유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모두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레이스 주최를 꿈꾸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혀 앞으로 국내 레이스 문화가 다시금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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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레이스 문화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불모지 중의 불모지’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대중적인 문화로 발전시키려면 관람객이나 참가자 모두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경기가 펼쳐져야 한다. KSEF는 그런 목표에 걸맞은 대표적인 모터사이클 레이스인 만큼 관심이 있다면 현장을 찾아 직접 관람해보고, 그 열정 속에서 함께 호흡해보고 싶다면 팀의 일원이 되어 경기에 참가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름날의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을 남기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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