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타는 일몰에 못난 마음도 함께 태웠습니다, 신안 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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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더바이크
댓글 0건 조회 412회 작성일 20-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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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타는 일몰에 못난 마음도 함께 태웠습니다


신안 증도


 


증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일몰이다. 


수평선 넘어 사라지는 해처럼, 복잡한 감정들도 해를 따라 사라졌다.


 류하 사진 이성규 영상편집 유승철(WP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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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은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천사섬’이라고도 부른다. 각각의 섬은 매력이 달라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중 증도는 소금으로 유명하다. 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6%를 차지하는 태평염전이 이곳에 있다. 이외에도 가볼만한 곳이 많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도 2위(2012년)로 선정되었다.


증도는 전남 영광에서 칠산대교를 통해 들어가 송도교, 사옥대교, 증도대교를 거쳐야 다다를 수 있다. 섬안의 섬이라 가려면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하지만, 그 만큼 얻어오는 것이 더 많다. 사람이나 일에 치여 지칠 때 한 번씩 생각날만한 여행을 만들어준다. 돌아오는 길에는 못난 마음들이 누그러져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증도에 아침 일찍 도착해 일출을 맞이했다. 증도의 동쪽인 버지선착장에서 반짝거리며 올라오는 해를 보며 여행을 시작했다. 섬 자체가 우리나라의 남서쪽에 있기에 잘 보일까 반신반의했지만 결론은 잘한 선택이었다. 


조금 더 동이 틀 때까지 기다렸다가 라이딩을 시작했다. 선착장을 기준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아침부터 있어본 증도는 탁 트인 해안에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바다색이 매력적이었다. 이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달리다보니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또 생각했던 것 보다 섬 안이 더 한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다보니 ‘빨리빨리 돌아보고 가야지’와 같은 조급한 마음이 사라졌고, 느림의 미학으로 여행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마을 사이사이에 잘 포장되어 있는 길을 달려 화도로 향했다. 화도는 증도의 부속섬으로 물때를 잘 맞추면 노두길이 드러나 바로 건너갈 수 있다. 물때를 맞춰야하기에 부지런히 달렸다. 가는 길 내내 봄 내음이 물씬 풍겼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싱그러운 초록빛이 펼쳐졌다. 파릇파릇하게 올라와 있는 농작물 덕분이었다. 파란 하늘까지 더해 눈을 정화시켜주었다. 군데군데 피어난 꽃들도 마음을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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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선착장에서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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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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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뻥 뚫리는 해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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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도 노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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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봄!​


 


 


물때를 잘 맞춰 도착한 화도는 노두길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망설임 없이 자전거로 달려 들어갔다. 화도는 굉장히 작고 조용했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물이 빠져 모래가 드러나 있는 해변 쪽으로 갔다. 바람을 든든하게 막아주는 바위 옆에 붙어 앉아있으니 무인도에 온 느낌이 들었다. 바다 멀리에는 김 양식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화도에서는 긴 나무를 갯벌에 깊숙이 박아놓는 지주식 김 양식을 하는데, 손이 많이 가지만 친환경적인 양식법이라고 한다. 한참 갯벌을 바라보며 바위에 앉아 쉬었다. 주변에서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아 작은 소리에도 크게 기울이게 되었다. 섬을 빠져나올 때까지 바다에서 일하는 주민 이외에 인적을 볼 수가 없었다. 드라마 ‘고맙습니다’의 촬영지를 휘리릭 지나 화도에서 빠져나왔다. 물때를 잘 맞추지 않으면 나갈 수 없어 늦지 않게 나왔다.


바닷바람을 계속 맞으니 출출해졌다. 증도에서는 짱뚱어탕을 맛볼 수 있다. 짱뚱어의 주 서식지가 이 곳의 갯벌이기 때문이다. 망둥이와 비슷하지만 다른 어종으로 맛은 어떨지 궁금했다. 탕을 시켜 뜨끈한 국물을 한 술 떠보니 추어탕 맛과 약간 비슷했다. 생각보다 가격은 좀 있었지만 식사 후에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소화도 시킬 겸 섬의 서쪽에 있는 우전해수욕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우전해수욕장의 해변에서 열심히 자전거를 타는 동호인들도 볼 수 있었다. 바로 옆 짱뚱어해수욕장부터 타고 온 듯 했다. 우전과 짱뚱어해수욕장 사이에는 해송숲이 우거져있으며 산책로가 있어 거닐기 좋았다. 이 길을 이용해 짱뚱어해수욕장 쪽으로 향했다.


짱뚱어해변에는 지푸라기 파라솔이 있는데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 사진 명소로도 꼽힌다. 마침 썰물이라 넓게 펼쳐진 해변을 따라 달렸고 사진을 얼마나 찍었는지 모른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해가 쨍쨍할 때도 멋지지만 일몰이 아름답다고 하여 해질 때 쯤 다시 올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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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화도 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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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어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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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송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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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염전​



 


해수욕장 옆쪽에는 128만 평의 갯벌을 가로지르는 짱뚱어 다리가 있다. 다리 밑에는 짱뚱어가 서식지가 있고 어부들도 볼 수 있었다. 자전거를 가지고 다리 건너편까지 건너 가보려고 했으나 높은 계단이 있어 내려와 도로를 통해 이동했다. 건너편으로 가니 해안도로가 쭉 펼쳐져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태평염전이었다. 제대로 소금이 생산되는 시기가 아니었기에 염전 안이 한적했다. 생각보다 넓었는데 국내 단일 규모로 봤을 때 최대 규모라 한다. 근처에는 태평염생식물원이 있는데 계절상 아직은 황량했다. 직접 갯벌 위를 걸어볼 수 있도록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파릇한 풀이 올라오면 와 볼만 하겠다.


사실 염전을 온 이유는 주변 상점에서 파는 소금 아이스크림과 소금 커피를 먹어보기 위한 목적이 컸다. 아이스크림은 여러개의 소금 토핑을 고를 수 있었고,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뿌려주었다. 짭짤함과 달콤함의 조화가 생각보다 좋았다. 특히나 소금 커피(솔트 커피)는 상상 이상으로 맛이 괜찮았다. 나중에 다시 오게 되어도 사 먹을 것 같다. 그렇게 중간 간식까지 잘 챙겨먹으며 여유롭게 일몰 시간까지 휴식을 취했다.


증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일몰이다. 일몰 시간이 다가와 아까 들렀던 짱뚱어해수욕장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해가 지기 30분 전쯤 미리 도착해 모래사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윽고 하늘이 붉어졌고 바다도 함께 물들었다. 시간이 갈수록 저물어가는 해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문득 떠올랐고, ‘이것을 같이 보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근래에 여러모로 복잡한 일들이 많았고, 시간에 쫓기는 일이 허다해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증도의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나를 보다 부드럽게 만들었다. 아름다운 일몰은 잊고 지냈던 소중한 것들을 떠올려주었다. 그리고 수평선 너머로 저물어가는 해처럼 나를 지치고 무겁게 만들던 못난 마음들도 따라 사그라들었다. 날이 더 따뜻해질 때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와서 함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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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이 아름다운 짱뚱어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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