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만 떠오른다고요? 이제는 아닐 걸요! - 충남 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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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만 떠오른다고요?
이제는 아닐 걸요
충남 논산
‘논산’ 이라 하면 대부분 육군훈련소, 딸기 같은 것을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뭐 별거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사전 조사에 나섰는데 웬걸, 가 볼 만한 곳이 꽤 많았다.
요즘 시기에는 투어 코스를 정하는 일도 쉽지가 않다. 사람 없는 한적한 곳을 위주로 선정하려다 보니 더욱 고민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은 다 이유가 있다. 수도권에서 멀거나, 자전거 타기 좋지 않거나,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없어 재미가 없거나. 고민에 깊이 빠져있을 때, 한줄기 빛과 같은 지인의 목소리가 귓가로 흘러들었다. “논산에 탑정호 있을텐데? 거기 좋아요.”
사실 ‘논산’ 이라 하면 대부분 육군훈련소, 딸기 같은 것을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필자도 이정도 밖에 생각나는게 없었다. ‘탑정호 이외에 뭐 별거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사전 조사에 나섰는데 웬걸. 꽤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
논산은 수도권에서 2시간 반이면 간다. 접근성이 나쁘지 않다. 또 생각보다 가볼 곳이 많다. 그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한적한 라이딩을 즐기기도 좋다. 자전거 도로도 곳곳에 잘 되어 있다. 이곳을 추천해 준 지인에게 감사를 표하며 논산 투어를 소개한다.
‘논산’하면 이제는 탑정호
시작과 끝 지점을 탑정호 내에 있는 수변생태공원으로 잡았다. 탑정호-병암유원지-논산천-와야리벽화마을-강경읍을 경유해 복귀하면 총 50km의 여정이 된다. 탑정호는 충남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로 둘레만 24km가 나온다. 흡사 강이나 바다같이 보인다. 안쪽에는 수변 데크가 조성되어있어 산책하기 좋다. 다만 자전거를 타고 데크 안쪽까지 진입할 수 없게 되어있어 아쉬웠다. 이밖에도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까지 둘레길이 이어져 있다. 라이딩 이외에도 야외활동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였다. 규모가 커 한 바퀴를 다 돌아볼 수 없을 경우, 북측 보다는 남측 길을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호수를 가까이 조망하며 달리기 좋다.
을문이 고기 알아요? 병암유원지
탑정호 부근에 있는 천변 공원이다. ‘을문이효자공원’이라고도 부른다. ‘을문이’는 사투리이며 표준말로 ‘밀어’라 부르는 어류다. 탑정호 시작점부터 이곳 근처까지 약 5km 정도 내에서만 자란다고 한다. 을문이의 유일한 서식지인 셈이다. 또한 을문이는 ‘효자고기’로도 불린다. 조선중엽, 이 마을의 효자가 한겨울에 을문이를 잡아 병든 부모를 봉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러한 전설로 효자공원은 낚시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 날도 을문이를 잡으려 꽤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공원을 구경하다 우연히 천변 옆길로 들어섰는데 길을 따라 금계국이 만개했던 흔적이 있었다. 규모가 상당했다. 조금 더 일찍 왔다면 눈호강을 할 만한 풍경이 펼쳐졌을 것 같다.
전세 낸 논산천자전거길
논산 곳곳에는 자전거길 조성이 생각보다 잘 되어 있다. 일반 공도로 다니지 않아도 다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은 라이더에게 큰 장점이다. 논산천을 따라, 또 부근의 농로를 따라 이어져있는데 이동하기 수월했다. 파릇파릇한 농작물이나 억새밭 사이를 달리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인적이 드물어 길을 통째로 전세 낸 것 같았다. 종종 일하러 가는 농부할아버지들만 마주쳤을 뿐이다. 다만 농로길은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어 경치는 좋았으나, 차들이 고속으로 통행해 조금은 신경써서 달려야 했다. 이 길을 이용해 와야리벽화마을까지 여유롭게 갈 수 있었다.
재미가 쏠쏠, 와야리벽화마을
은진면에 있는 와야리는 건양대학교 근처에 있는 조용한 마을이다. 낮은 지붕과 낡은 건물들이 자칫 을씨년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생동감 넘치는 벽화가 있어 특유의 정감있는 위기를 만들어냈다. 타 지역의 벽화마을은 몇 가지 그림만 덜렁 있어 실망하고 돌아선 기억이 많았는데 와야리는 달랐다. 이제 끝났나 싶으면 벽화가 이어졌다. 마을의 전체 테마는 ‘행복탐색’이라 하는데, 이에 맞게 각자의 색감과 그림체를 뽐내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자신만의 독특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이었다.
논산 8경, 강경 옥녀봉
벽화마을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면 금강을 끼고 있는 강경읍에 도달할 수 있다. 이중 강경 옥녀봉은 논산 8경중 하나로 진풍경이 펼쳐진다. 한 쪽에는 금강을, 반대쪽으로는 논산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휴식을 취할겸 잠시 넋을 놓고 한참을 바라봤다. 바로 옆에는 과거에 설치된 봉수대, 오래된 느티나무도 그림처럼 서 있어 그런지 마치 조선시대에 와 있는 듯 했다. 낮도 좋았지만 노을지는 풍경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한다.
역사가 살아있는 강경근대문화거리
옥녀봉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구)강경성결교회부터 시작해 옥녀봉로 51번 길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근대 건축 양식 등 일제강점기와 대한제국 시절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구)강경협동조합, 구)한일은행인 강경역사관 등도 흔적 중 하나다.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레트로한 분위기를 풍겨낸다.
또한 강경은 ‘조선 2대 포구’로 불릴 정도로 큰 항구도시였다. 아까 옥녀봉에서 내려다볼때 11시방향으로 배들이 몇 척 서있었는데, 그 곳이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던 강경포구였다고 한다. 지금은 포구라는 모습조차 알아보기 힘들지만 아직까지도 젓갈이 유명해 가게들이 많다. 강경 젓갈 또한 남아있는 역사의 흔적 중 하나이다. 이밖에 강경의 역사가 자세히 궁금하다면 강경역사관에 한번 들러 보면 좋을 듯 하다.
글 류하 사진 이성규 영상편집 유승철(WP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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