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세코 클래식, UCI 그란폰도월드시리즈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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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17일
에디터 : 박창민 기자 |
지난 7월 9일(일) 일본 홋카이도 니세코에서 열린 니세코 클래식(Niseko Classic)은 지난해부터 UCI 그란폰도월드시리즈(Gran Fondo World Series, 이하 GFWS)로 지정되며, 일본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라이더들에게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동호인들에게 UCI 수준의 레이스와 라이딩 경험을 선사해 주기 위해 만들어진 UCI GFWS는 주로 유럽을 기점으로 열리고 있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의 니세코 클래식이 승인되어 우리나라 라이더들에게도 부담을 줄여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된 것이다.
UCI 그란폰도월드시리즈 |
우리에게 UCI는 전 세계 프로 라이더들의 대회를 운영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두가 즐기는 사이클링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UCI는 그란폰도월드시리즈(GFWS)를 오픈하였고, 많은 동호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UCI GFWS는 올해에 19개의 대회가 전세계에서 열리게 되며, 개인도로와 개인타임트라이얼, 팀 릴레이 종목이 포함된다. 각 종목의 상위 25% 완주자는 UCI 그란폰도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월드챔피언십은 호주 퍼스(Perth)에서 열렸고, 올해는 프랑스 알비(Albi)에서 오는 8월 24~27일에 열린다.
이처럼 각 GFWS는 예선전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시아는 현재 인도와 일본에서 열리는 GFWS가 있기 때문에, 아시아 라이더들에게 니세코 클래식은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UCI 대회의 수준을 동호인들이 경험할 수 있는 GFWS, 동북아시아에는 일본 니세코 클래식이 유일하다. |
약 800명의 실력있는 동호인들의 참가 |
올해 니세코 클래식은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규모로 881명의 라이더들이 참가신청했고, 실제 라이딩을 시작한 라이더는 754명이었다. 코스는 140km와 70km 2개로 나누어지며, 140km 코스는 약 500여명이 참가해 대규모 펠로톤을 형성하기도 했다.
사실, 그란폰도라는 대회를 생각할 때,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나가며 장거리 코스를 완주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UCI GFWS로 열리는 대회이다보니 실력 좋은 동호인 라이더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이 실상이다. 그만큼 라이딩의 스피드는 빠르고 경쟁적이며, 시마노와 마빅 중립차량의 서포트를 받을 만큼 프로 대회에서 느끼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이벤트다.
140km 상위권 선수들의 기록을 보면, 1위를 한 토모야스 타자키가 3시간 38분 56초(평속 37.27km/h)로 선두를 맡으며, 상위 10권 선수들이 모두 평속 36km/h를 넘겼다. 그리고, 상위 200위 선수들이 평속 30km/h를 넘기며 펠로톤을 유지했다.
시마노와 마빅의 중립 차량이 지원되는 프로 대회의 긴장감과 스피드를 느끼게 된다. |
첫 언덕에서 빠른 스피드로 형성된 펠로톤은 이미 후미 그룹과의 거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
다운힐 구간의 빠른 스피드, 위험 구간에는 SLOW DOWN 푯말을 든 안내원이 대기하고 있다. 차량 통제는 양방향이 모두 되기 때문에, 시원한 스피드를 맛볼 수 있다. |
선두는 언덕을 제외하고 계속 40~50km/h의 속도를 유지했다. |
평속 37km/h를 넘기며 3시간 38분 56초로 140km 우승을 차지한 토모야스 타자키(Tomoyasu Tazaki, 왼쪽). 오른쪽은 70km 코스에 참가한 라이더. |
완주만으로도 쉽지 않은 도전 |
이번 니세코 클래식 취재를 위해 사진 촬영 기자로 참가할 것인지 라이더로 참가할 것인지 고민되는 점이 많았다. 140km 라이딩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 있지만, 컷오프 시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찾기 어려워서 어느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려야 하는지 전혀 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진정한 스피드를 느끼기 위해서는 직접 참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여 140km 코스에 신청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라이딩 도중 체크포인트에서 1분 차이로 컷오프, 완주에 실패하는 아쉬움을 느껴야 했지만 말이다.
컷오프 타임은 140km 코스의 경우 5시간 내에 완주하는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첫 컷오프 체크포인트는 신센-누마(Shinsen-Numa)로 47km 지점의 가장 높은 업힐 정상이다. 6시 50분 출발하여 여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2시간 20분(9시 10분 전 도착) 절반 이상이 업힐이기 때문에, 업힐에 약한 라이더는 이곳에서 많이 컷오프를 경험하게 된다.
두번째 체크포인트는 업힐에서 긴 다운힐이 끝나고 평지가 이어진 73km 지점 요시쿠니(Yoshikuni)이다. 여기까지 9시 50분에 도착해야 한다. 첫 체크포인트를 아슬아슬하게 넘어선 라이더라면 26km 거리를 40분 만에 주파해야 한다.
세번째 체크포인트는 115km 지점인 히노데(Hinode)로 11시 15분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세번째 체크포인트를 지난 약 30km 지점이지만 두번째로 큰 업힐을 오르는 거의 정상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은 라이더들이 컷오프를 당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마지막 체크포인트는 135km 지점의 니세코(Niseko)로 11시 50분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업다운이 이어진 구간인데다 이미 체력을 많이 소모한 편이어서 여유있게 세번째 체크포인트를 넘지 않았다면 마지막 체크포인트를 통과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140km 코스. 출발 시간은 6시 50분, 체크포인트 1 : 47km (9시 10분) 체크포인트 2 : 73km (9시 50분) 체크포인트 3 : 115km (11시 15분) 체크포인트 4 : 135km (11시 50분) ()안의 시간까지 도착해야 컷오프를 당하지 않는다. |
70km 코스. 출발 시간은 8시 20분, 체크포인트 1 : 45km (11시 15분) 체크포인트 2 : 65km (11시 50분) |
140km 코스를 실제 출발한 444여명의 라이더 중, 이 모든 체크포인트를 무사히 넘기고 완주에 성공한 라이더는 337명, 나머지 107명의 라이더가 DNF를 당하는 쉽지 않은 대회였다.
가장 마지막으로 140km를 완주한 라이더의 기록은 5시간 10분 45초, 평속 26.25km/h를 유지하였다. 필자가 평속 25km/h 정도의 페이스로 달렸으니 DNF를 당한 것이다.
140km 코스를 출발한 라이더는 444명, 완주에 성공한 라이더는 337명이었다. |
이에 비해 70km 코스는 조금 더 쉬운 편이다. 언덕이 적고 체크포인트가 2곳이지만, 스피드가 그렇게 느린 편은 아니다.
70km 코스는 8시 20분 출발하여 첫 체크포인트가 히노데(Hinode) 언덕이다. 이곳까지 45km 정도인데, 11시 15분까지 2시간 55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크지 않지만 2개의 업힐을 지나 45km를 시간 내에 도착해야 한다.
두번째 체크포인트는 니세코(Niseko)로 140km 코스와 동일하게 11시 50분까지 도착해야 한다.
70km 코스는 310명의 라이더가 실제 라이딩에 참가했고, 300명이 라이더가 완주에 성공했다. 첫 컷오프까지가 비교적 여유있는 시간이 주어지다 보니 10명의 라이더만 컷오프를 당했고, 마지막 완주 라이더의 기록은 1시간 42분 42초로 평속 18.21km/h였다.
70km 코스에 참가한 라이더들도 느린 스피드는 아니었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310명 중 300명의 라이더가 완주에 성공했다. |
약 10%의 외국인 참가자 |
이번 니세코 클래식 참가자의 약 10%는 외국인이었다. 상위 25% 완주자들은 그란폰도 월드챔피언십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가까운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려는 라이더들이 있기 때문이다.
주요한 외국 라이더를 본다면 홍콩과 싱가포르가 많은 편이며, 상위권 기록에 도전하는 유럽과 미국, 호주 라이더들도 제법 많이 참가했다. 우리나라 라이더는 기록상 4명이 있었다.
대회 참가하기 |
매년 7월에 열리는 니세코 클래식은 시즌 초부터 6월까지 여유있게 웹사이트를 통해 참가신청이 진행된다. 영문까지 잘 소개되어 있기에 참가 신청이 어려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7월의 홋카이도 항공권을 구하는 것이 비교적 어렵기 때문에, 가능한 5월 이전에 참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니세코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키 리조트로 호텔은 넉넉하고, 중심가에서 조금만 외부로 나가면 여유있고 저렴한 호텔을 구하기도 쉽다.
대회 참가에 가장 어려움으로 발목을 잡는 것은 다름 아닌 신치토세(New Chitose) 공항에서 니세코로 이동하는 교통편이다. 자동차로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다보니, 택시를 타면 30~4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기에 혼자서 이동하기에는 비용상의 무리가 따르게 된다.
교통편은 택시가 있고, 요테이 하이어(Yotei Hire)를 통해 공항-니세코 셔틀 서비스 또는 렌트카를 이용할 수 있다. 요테이 하이어는 2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으며, 자전거 부피때문에 여유있는 좌석을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요테이 하이어 : https://vacationniseko.com/en/services/summer/airport-transfers
그리고, 스카이익스프레스(SkyExpress) 서비스를 통해 적당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5인+큰짐 셔틀의 경우가 4만엔(약 40만원)정도 된다.
* 스카이익스프레스 : https://www.skyexpress.jp/hokkaido-niseko-sapporo-transfers
대회 운영은 모두 일어와 영어가 혼용되어 사용된다. 그래서, 기본적인 영어를 할 수 있다면 일어를 못 하더라도 큰 어려움없이 참여할 수 있는 편이다.
실제 라이딩 일정은 일요일이지만, 대회 등록은 토요일 오후 3시 이전에 마쳐야 한다. 등록을 하면 번호판과 함께 기념품이 전달되고, 번호판과 함께 동봉된 기록칩을 포크 하단에 케이블타이로 단단히 고정하면 참가 준비가 완료된다.
이 대회는 UCI에서 운영되는 대회이기에 UCI 인증된 자전거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 출발 전 자전거 검차를 하지는 않지만, 상위에 기록된 라이더라면 검차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UCI 인증 마크를 받은 프레임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에어로바 장착을 할 수 없으며, 6.8kg 미만의 자전거를 사용할 수 없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 오버사이즈 짐을 찾는 곳에서 자전거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공항에서 니세코로 이동하는 교통편이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다. 겨울에는 많은 셔틀이 운영되지만, 여름에는 한정적인 택시와 셔틀 렌트, 또는 자동차 렌트를 통해 니세코로 이동해야 한다. |
대회 전날인 토요일에 진행되는 등록 절차. 이곳에서 번호판과 기념품을 받게 된다. |
대회 운영장은 요테이산이 잘 보이는 위치로 매일 변하는 산을 보는 것도 장관이다. 참가등록하는 곳은 이 행사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
대회 당일 아침에는 자신이 참가하는 카테고리에 이름을 찾아 서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
자전거는 카테고리에 맞는 출발선에 놓으면 된다. |
그리고, 출발 대기. 첫 5km는 퍼레이드 구간으로 500명의 라이더가 뭉쳐서 달리기에 가장 위험한 구간이기도 하다. |
니세코의 여름치고 너무 더웠던 대회 당일, 하지만 맑은 날씨 덕분인지 스피드는 무척 빨랐다. |
마지막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참가자들 |
100m 앞. 하지만 경사가 워낙 심한 곳이어서 마지막 100m도 수월하지 않았다. |
결승선 50m도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 다리에 쥐가 나며 쓰러진 참가자도 있었다. |
그란폰도 라이딩이기에 완주는 모두에게 소중하다. |
완주 후 얼음물로 더위를 식히는 중 |
라이딩 중 부상을 당한 참가자가 자전거를 찾으러 이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이 가장 중요! |
완주 메달을 받는 곳 |
행사장에서 인기가 많았던 푸드트럭 |
라파 커피 트럭도 눈길을 끌었다. |
행사장에 위치한 커피샵. 일본은 드립커피가 대부분이기에 왠만한 곳에서도 맛좋은 커피를 만날 수 있다. |
일본사이클링연맹 회장인 세이코 하시모토 씨는 성황리에 니세코 클래식을 마치게 된 것에 대해 인사말을 전했다. |
140km 코스 전체 1,2,3위를 기록한 라이더들. 아마추어 대회이기 때문에 상금보다는 여행상품권이 부상으로 주어졌다. |
140km 코스는 2명의 여성이 참가했는데, 유일하게 완주에 성공한 토토미 시미즈(Totomi Shimizu)는 4시간 40분 47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
니세코를 자전거로 즐기기 |
홋카이도에 위치한 니세코는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다. 대신 짧은 여름은 낮시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니세코 클래식이 열리는 7월이면, 거의 16시간 동안 해가 떠 있다. 날씨도 27도 내외로 자전거 타기에 좋고, 해가 지면 자켓을 입어야 할 만큼 선선한 날씨로 변해 일본에서도 여름 더위를 피해 오는 곳이 니세코다.
니세코의 자전거 시즌은 보통 6월 말에 시작되고, 본격적인 시즌의 시작은 니세코 클래식을 통해 알리게 된다. 단순히 니세코 클래식이라는 자전거 대회를 참가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몇일 더 머물며 구석구석 멋진 자전거 코스와 숨은 맛집들이 가득 찬 니세코를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 기사를 통해 니세코에서 추천하는 자전거 코스와 꼭 들러봐야 할 맛집과 카페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니세코의 여름은 시원하고 낮이 길기 때문에 자전거로 즐기기 좋은 곳이다. |
골목길에도 맛집을 숨겨 놓은 니세코는 라이딩의 재미를 더욱 높여준다. |
다음 기사를 통해 니세코의 추천 라이딩 코스 및 맛집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
2016 니세코 클래식 하이라이트 영상 |
관련 웹사이트
니세코클래식 : http://nisekoclassic.com/?lang=en/
i-GATE Ikeuchi : https://www.igate-ikeuc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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