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안 가리는 터프한 V-STROM650 XT, 발 닿는대로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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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812회 작성일 17-10-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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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라는 키워드로 많은 사람들이 어드벤처 바이크를 갈망하고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어드벤처 바이크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종류의 모터사이클 중에서 한 대만 고른다면 어떤 모델을 골라야할까?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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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제조사마다 나름의 방식대로 이 종류의 모터사이클들이 잘 팔린 만한 근거를 분석했다. 스즈키는 오랜 시간 인기를 끌어 온 브이스트롬 650을 발판삼아 몇 번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지금의 새로운 모습을 갖췄다.

그 근간에는 ‘스포츠 어드벤처 투어러’라는 명제가 깔려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스포츠란 온로드 스포츠다. 실제로 우리가 주행하는 곳의 비중은 온로드가 확연히 높다. 그것은 오프로드 마니아가 아닌 이상 다수의 대중들이 달리는 곳도 마찬가지로 온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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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오프로드 바이크의 이미지를 덧씌우면 레저로서의 해방감, 또 터프한 분위기 등 얻는 것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주로 달릴 온로드에서의 성능 비중을 줄이자면 손해가 컸다.

브이스트롬은 철저히 온로드 성능 위주로 개발됐다. 그것은 초기형 브이스트롬부터 마찬가지였다. 모험가 이미지를 덧씌운, 사실상 투어링 바이크다. 현재의 신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단지 이미지를 돈 주고 산다고 하기에는 너무 낭비가 크다. 그럴 바에는 매끈한 디자인의 승차감 좋은 전문 투어러들도 많다. 너나할 것 없이 흙 한번 밟지 못해본 어드벤처 바이크가 넘쳐난다.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던 ‘위험을 불사하는’ 모험가 이미지는 단지 상상 속에만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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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성능이 온로드를 목적으로 했다지만 웬만한 비포장길 정도는 달릴 수 있다. 사실 그것은 어느 바이크나 마찬가지다. 서스펜션이 못 받쳐주면 일어나서 꿀렁거리며 달리면 못 갈 리야 없다. 얼마나 즐길 수 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브이스트롬은 그림처럼 뻗은 자연 속 비포장길을 멋지게 달릴만한 여러 가지 대비가 돼 있다.  온로드용 바이크보다는 약간 긴 서스펜션 길이, 일어나서 달려도 별 위화감 없는 넉넉한 포지션, 비교적 높고 넓은 핸들바, 핸드가드, 엔진 하부를 보호해주는 언더가드가 그렇다.

그럼 여기에 매끈한 온로드용 순정 타이어 대신 오프로드 타이어를 꼽아보면 어떨까? 일전에 시승했던 듀얼 타이어 장착한 브이스트롬 1000XT가 그랬듯 궁금증으로 시작해서 성취감으로 끝날 것인가? 직접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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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타이어를 ‘깍두기’로 끼워 놓으니 분위기가 확 산다. 시트에 올랐다. 시트는 앞 뒤 일체형인데 전반적으로 매끈하다기보다는 촘촘한 접지감이 살아있다. 엉덩이가 잘 미끄러지지 않게 생겼단 뜻이다. 시트고는 830mm다. 로우시트 옵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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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형상은 평평하지만 탱크 쪽으로 붙으면 경사가 생긴다. 키가 작은 사람이 바짝 당겨 앉다보면 저기에서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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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가 20리터 용량이나 된다. 앞/뒤로 긴 모양의 연료탱크 덕에 핸들이 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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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반은 형님 브이스트롬 1000XT와 같은 구성이다. 아날로그 엔진 회전계를 중심으로 기어 단수 표시기, 속도계가 있고, 그 아래는 TC(트랙션컨트롤) 시간, 연료잔량 등이 표시된다. 모양이 단순하고 정보가 많지 않아서 한눈에 알아보기에 좋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전자장비가 많지 않다는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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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부는 왼편의 핸들버튼으로 컨트롤된다. 버튼은 큼직하고 조작이 간편하다. 트랙션 컨트롤 외에는 별다른 전자장비가 없어서 딱히 익힐 것도 없다. 참 단순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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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반 왼쪽 밑에 기본 시거잭이 장착돼 있다.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충전하면서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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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핸들부에는 스타터 버튼과 엔진 킬 스위치, 비상등 버튼이 있다. 이쪽 역시 단순하다. 비상등은 시승 기간동안 필요할 때 요긴하게 써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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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링은 1,500rpm 쯤 된다. 배기시스템이 워낙 소음이 적어서 V트윈 엔진이라면 흔히 떠올리는 가슴벅차오르는 고동감이나 진동같은 것은 없다. 아쉬울만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렇게 매끄러운 감각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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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직후에 스로틀을 부드럽게 감아보면 감은만큼 부드럽게 따라온다. 구형 엔진보다 월등히 펀치감이 살아났다. SV650의 신형 엔진을 사용해서 출력도 토크도 둘 다 높아졌다. 세계적으로 내구성 좋고 다루기 좋기로 유명했던 엔진을 개량했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싶어 마구 달렸다.

2,000rpm만 되어도 토크가 솟아나고, 4,000rpm부터 고회전까지 쭉쭉 밀어붙이는 힘은 마치 온로드 스포츠 바이크같다. SV650에서 느꼈던 시원시원한 느낌 그대로다. 물론 브이스트롬은 SV650보다 한참 무겁다. 그만큼 손해는 있지만 엔진이 도는 느낌만큼은 경쾌함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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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떡 일어나 주행해도 흙먼지, 벌레 등으로부터 보호해준 윈드스크린은 아쉽게도 공구가 있어야만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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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급 1000XT가 라쳇을 이용해서 손쉽게 움직였던 것을 생각하면 아쉽다. 시승차는 이미 최대높이로 되어 있었는데 사실 부족함은 못 느꼈다. 더 높아지면 안락하기는 하나 개방감이 떨어진다. 적당한 높이에서 절충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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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 바이크를 시승할 때 두툼한 오프로드 라이딩 부츠를 신고 달리면 기어 바꾸기가 쉽지 않다. 풋스텝과 기어레버 사이로 발이 잘 안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 것까지 고려된 기종도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브이스트롬650XT는 오히려 윗급 1000XT보다도 기어 조작하기가 편했다. 월드 베스트셀러의 위엄인가? 분명 온로드 스포츠 투어링 바이크에 가까운데, 은근히 커버리지가 넓다. 오랜 피드백을 통해 개량되어 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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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1000XT의 낮고 굵직한 토크에 비해 650XT는 부담이 적다. 엔진 회전도 야들야들하거니와, 순간적인 토크가 예측가능하다. 왈칵 쏟아져 나온다기보다 회전수를 올려야 제대로 힘이 나오기 때문에, ‘내가 원할 때’만 힘을 낸다. 순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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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자신감은 쓸만한 타이어로부터 나왔다. 순정 타이어가 매끈한 온로드 투어링용이었다면, 이번에 장착한 시승용 타이어는 메첼러 카루2다. 듀얼스포츠 타이어인 카루3의 전작으로 트레드패턴이 개량되어 완전히 다르지만, 오프로드 성능은 훌륭했다. 단, 온로드에서의 접지력은 카루3가 확실히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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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19인치, 뒤 17인치는 어드벤처 바이크가 통용하는 사이즈다. 빠른 속도로 온로드를 주로 달리지만, 굴곡이 많은 비포장길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리기 위해 21인치와 17인치 사이에서 적정선을 찾은 것이 앞 19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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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면 탈수록 SV650 스크램블러 버전이 겹친다. 경량 차체가 큰 장점이었던 SV650에 비하면 움직임이 확실히 둔해졌다. 미들클래스 바이크에 차량중량 216kg이라니, 온/오프로드 스포츠 라이딩이 즐거울까? 의문이 생기기도 하지만 막상 타보면 이 클래스에서 맛보기 힘든 안정감이 나름의 장기이기도 하다. 특히 오프로드 또한 난코스를 공략하려는 욕심만 안 부리면 이쪽이 더 편하기도 하다. 속력이 붙으면 붙을수록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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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바를 살펴보면 여러모로 아쉽다. 이 점만큼은 윗급 1000XT가 부러워진다. 핸들이 거의 온로드 전용바이크인 것처럼 가늘고, 폭이 충분히 넓지 않으며 착석위치로부터 멀다. 만약 이 바이크를 산다고 가정한다면 1순위로 바꾸고 싶은 것이 와이드 핸들바와 가깝게 당겨진 핸들 포지션이다. 신장 175cm의 동일한 운전자가 탔을 때는 오히려 한 체급 위인 1000XT 라이딩 포지션이 훨씬 편하다고 느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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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로드 스포츠 바이크의 입장에서 본다면 상체를 살짝 숙이고 브레이크로 프론트 하중을 옮겨가며 코너링을 즐기기 좋은 포지션이다. 여기서 ‘전문영역은 역시 온로드인가’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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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험로를 밟아보고자 마음먹고 들어가보니 육중한 무게가 엄습해왔다. 굴곡이 심한 돌밭을 지날 때면 가방 세트가 덜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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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헤드가 높은 V트윈 특유의 높은 무게중심이 집중력을 요했다. 속도가 안 나는 곳에서는 무거운 무게가 오히려 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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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브레이크는 ABS가 기본 장비다. 이제는 상식이 됐다. 토키코 브레이크 캘리퍼는 예전 미들급부터 사용해 온 스즈키 전매특허다. 생긴 것이 좀 고급스럽지 못하기는 하다. 그래도 제동력은 충분했다. 약간은 직접적이지 못한 조작감이 오히려 마음을 느슨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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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머리를 돌려야 했다. 터프한 모양의 타이어가 자꾸만 모험심을 부추겼다. 그래도 시승차를 맘 놓고 던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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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서스펜션은 스프링 초기하중을 손쉽게 다이얼로 돌려 조절할 수 있다. 혼자 탈 때, 둘이 탈 때, 짐을 실었을 때 등 올라 탄 무게에 따라서 주행감이 쉬이 변하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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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이크를 돌려 나온다. 아직 포장도로까지 빠져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매끈한 비포장로는 주 무대다. 물 만난 듯 가볍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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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션 컨트롤을 꺼놓고 풀 스로틀하는 객기도 부려본다. 조금 기울이면서 가속하면 뒤 타이어가 미끄러지지만 출력이 부드럽게 나왔다가 들어가기 때문에 접지력도 부드럽게 생기고 없어진다. 엔진브레이크도 1000cc 급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진다. 속력을 내도 통제 하에 두고 있어 즐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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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프레임은 알루미늄 트윈스파 형태다. 슈퍼스포츠 바이크가 쓰는 것과 같다. 물론 투어링 요소에 어울리게 부드럽게 세팅하긴 했지만 아무튼 주특기는 온로드 스포츠 라이딩이라는 것에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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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쉬운대로 도로에서 날개를 펼치게 해봤다. 타이어가 순정보다 투박해서 아스팔트를 잘 움켜쥐지 못했다. 그래도 피가 어디갈까, 좌/우로 휙휙 넘어가는 움직임은 정말 즐겁다. 그래, 이 맛이지. 

이번 시승은 요점이 ‘오프로드 달려보기’였지만 오고가는 길이 더 재미있었다. 시험 삼아 지도에도 없는 비포장길을 찾아다니긴 했지만 일반 온로드에서의 이동이 더 즐거웠다. 특히 스포츠 바이크의 움직임과 같은 날렵한 몸놀림에 감탄사가 나왔다. 기존보다 올라간 출력도 그제야 제대로 체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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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매 기어에서 속력이 더 나왔고 최고회전까지 돌려도 답답함이 없었다. SV650의 상쾌함 그대로였다. 느긋하게 달리고 싶을 때는 6단 톱기어에 넣고 3,500rpm으로 정속주행하면 된다. 딱 시속 80km가 나온다. 진동도, 소음도 거의 없다. 스르륵 잠이 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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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사이드 박스로 구성된 3개의 수납함은 스즈키가 순정 액세서리로 판매하는 제품이다. 당연히 시동키 하나로 작동된다. 순정브랜드 액세서리의 가장 좋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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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력은 탁월하다. 톱 박스에는 풀페이스 헬멧이 들어가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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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박스도 넓고 풍성하다. 무엇보다 꽤 견고하다. 그래봤자 강화 플라스틱이 아니냐고 웃을지 모르지만 두께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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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로 넘어져도 어지간한 충격흡수는 대신 해 줄만큼 믿음직스럽다. 무엇보다 사제품에 비교하면 기본 차체와 잘 어울려서 보기에 좋다. 들어보면 무게도 가볍다. 핸들보다 좌/우 폭이 좁아서 부담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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