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코 AK550, MotoGP 서킷에서 성능을 체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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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839회 작성일 17-09-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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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보니 날씨가 심상치 않다. 뿌연 구름이 덮인 하늘 아래로 촉촉한 1mm 미만의 비가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 중계를 통해 봤던 일본 MotoGP 서킷, 트윈링 모테기 트랙 위에 킴코의 50주년 기념모델 AK550이 도열돼 있다. 킴코가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AK550은 스포츠 투어링 콘셉트의 스쿠터다. 생김새부터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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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시승회 초대를 받고 한국을 떠나면서도 의아했다. ‘굳이 빅 스쿠터를 GP 서킷에까지 초대해 시승 시킬 필요가 있나?’ 시승을 위해 모테기 서킷을 찾은 일본, 한국, 대만 기자단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으리라 본다. 하지만 이러한 강수는 킴코가 가진 자신감의 발현이자, AK550에 입히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했다. 쉽게 말해 ‘그저 그런’ 스쿠터가 아니란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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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링 모테기. 이곳은 모터스포츠의 성지다. 일본에서는 8시간 내구레이스가 열리는 스즈카 서킷에 이어 국제 규모를 갖추고 있다. 지상최고의 이륜 로드레이스인 MotoGP가 1999년부터 개최된 서킷이며, 크게 보면 오래전에 쓰인 타원형의 오벌 코스와 내부의 두 개 서킷 코스로 이어져 있다. 또한 안전지대가 오르막으로 제작된 등 안전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레이싱 트랙이기도 하다. 이 날 시승회는 GP와 동일하게 풀코스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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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에 선 AK550은 여태 본 빅 스쿠터 중에서도 가장 날카로운 디자인이 압권이었다. 듀얼 헤드라이트 전면부부터 이어지는 사이드라인이 매우 날카롭다. 디자인 큐는 공격적이며 심미적이다. 마치 아이라인을 짙게 그린 모델처럼 길게 뻗은 전면부 데일라이트가 매우 진한 인상을 남긴다. 이것은 타 기종과 차별된 AK550만의 독특한 캐릭터로 뇌리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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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는 대형 투어링 스쿠터다운 중후한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각 면을 그대로 두지 않고 조각같은 캐릭터라인을 만들어 밋밋함을 없앴다. 역대 킴코 디자인 중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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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브리핑을 마친 뒤 자유주행 조에 등록해 테스트 코스에 진입했다. 먼저 엔진 성능부터 살펴봤다. AK550은 알려진 것처럼 병렬 2기통 형식의 550cc 수랭 엔진이 심장이다. 수치상 53.5마력으로 7,500rpm에서 최대출력을 낸다.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가볍게 시동이 걸린다. 약 1,000rpm 주변에서 도는 아이들링 사운드는 북소리처럼 고동감을 준다. 배기음은 뭉뚝하면서도 존재감이 있다. 공격적인 외모와 달리 정중하다. 스로틀을 쥐어짜 회전수를 올려도 카랑카랑하지 않고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스로틀반응은 아주 부드럽다. 이것도 외모와는 다른 상반성이다. 스포츠 성향보다는 투어링 성향이 강한 스로틀 반응이다. 어느 회전수에서나 직관적이며 가속이 부드럽고 스로틀 반응도 무던하다. 주행 중 스로틀을 닫았다 급하게 재가속해도 진중함은 여전하다.

엔진 캐릭터는 타사의 병렬 2기통보다 오히려 V트윈에 가깝다. 투박한 유럽제 엔진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고 첨예하지만 일제처럼 매끄럽지는 않다. 굳이 비교하자면 경쟁자들 사이의 딱 중간 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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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주로에서 풀 스로틀, 곧 이어 90도 가까이 꺾인 이중 코너가 자주 등장하는 모테기에서 스쿠터로 단숨에 한계속도를 맛보기는 어렵다. 엔진의 스포츠성을 내심 기대했지만 가속력 자체로는 기대에 못 미친다. 가속하는 과정은 매우 부드럽고 무게감이 느껴진다. 스로틀을 왈칵 열어도 트랙션이 고스란히 느껴질 만큼 가속 과정이 섬세하다. 이 덕에 수분이 슬쩍 스며든 아스팔트에서 풀 뱅킹하기에 안심감을 줬다. 시속 100km에서 회전수는 약 5,000rpm 전후로, 진동이 적고 적당한 고동감만 남아있다. 장거리 투어링시 주로 사용하는 속도에서는 기분 좋은 고동감만 남을 것으로 보였다.

스포츠성은 엔진이 아니라 탄탄한 섀시를 기반한 핸들링 성능에서 기꺼이 드러났다. 최고속도가 난 곳은 헤어핀 커브 직전 내리막 직선주로였다. 작정하고 스로틀을 끝까지 열어서 시속 170km까지 끌어냈다. 회전수를 보니 분명 이 스쿠터가 낼 수 있는 한계 속도였다. 그런데도 흔들림 없었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우리가 알고 있던 스쿠터의 상식선을 넘어섰다. 프리미엄 빅 바이크와도 견줄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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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0으로 앞/뒤 무게를 배분해 스포츠 바이크와 같은 움직임을 갖추고자 했다는 개발진의 이야기는 허투가 아니었다. 메인 스트레이트 직전의 S자 코스에서는 마치 미들급 스포츠 바이크같이 날렵했다. 200kg 중반대의 후덕한 덩치가 좌우로 살랑살랑 춤췄다. 무게 중심이 가운데 잘 뭉쳐있어 연속 코너에서 민첩하고도 타이어 접지력이 또렷했다. 코너를 빠져나오면서 ‘투타타타’하고 스로틀을 열어 가속하는 느낌은 흡사 빅트윈의 느낌과도 닮았다. 감성 운운하는 크루저에서나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가속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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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 조향성은 경박하지 않고 부드럽다. 이점이 높은 속도까지 이어져 높은 고속 안정성을 이끈다. 시속 140km이상에서의 고속 코너에서 안정성은 시중에 팔고 있는 스쿠터 통틀어서 최고 수준이다. 차라리 대형 투어링 바이크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는 전방에 어떤 노면이 기다릴지 모르는 일반적인 도로의 투어링 환경에서 많은 운전자들에게 큰 안심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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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는 스포츠 바이크에 주로 쓰이는 브렘보 래디얼 마운트답게 강력하다. 최신 스포츠바이크와도 거의 유사한 훌륭한 작동감을 가졌다. 단, 차량 무게가 스포츠 바이크에 비하면 훨씬 무거우므로 제동 거리 자체는 경쟁 모델에 대비해 큰 차이가 없다. 그 과정에서 훨씬 컨트롤이 쉬운 장점은 있다. ABS는 내리막 풀 브레이킹같은 한계 상황에서만 간간히 작동했으며 이것 또한 개입 감도가 스포츠 매뉴얼바이크 수준으로 잘 다듬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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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면 달릴수록 감탄이 나왔다. 엔진 파워 면에서 짜릿한 감각은 떨어졌지만, 그 대신 날카롭고 섬세하게 완성된 핸들링이 스포츠성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주고도 남았다. 성능은 이만하면 차고 넘쳤다. 이제 좀 더 ‘스쿠터다운’ 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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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계기반의 화려한 그래픽이 눈길을 끌었다. 계기부는 3분할로 되어 있다. 왼쪽은 엔진 회전수를 알려주는 타코미터, 가운데는 누도 기능으로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액정으로 채워졌으며 오른쪽은 큼지막이 속도를 표시했다.

모든 부분이 풀 디지털로 표시됐으며 선명한 컬러가 보기 좋았고, 글씨체도 또렷해서 보기 좋았다. 급가속, 감속 시에도 속도계는 1km/h 단위로 움직이며 딜레이가 거의 없다. 또 직사광선이 내려쬘 때도 해상력이 좋아 달리다가 슬쩍 들여다보면 한눈에 정보가 가득 들어오는 점이 좋았다.

동급에 없는 편의사양으로 타이어공기압 센서도 유용해 보인다. 특히 투어링 중 안전을 위해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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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창에 킴코가 자랑하는 스마트폰 연동 ‘누도(NOODOE)&(39; 기능으로 시시각각 원하는 정보를 띄울 수 있다. 단순히 편의성을 넘어 또 다른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로써 대중에게 상당히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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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아래 조작부에는 글러브 박스가 있고 시트 아래 트렁크 공간도 충분하다. 키 대신 사용하는 이그니션 다이얼은 조작이 부드럽고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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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막아주는 윈드 스크린은 스쿠터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다. 순정상태로도 높이가 충분했지만, 경쟁 모델과 달리 수동 2단 높이 조절 기능은 못내 아쉽다. 열선 그립은 훌륭한 편의장비로 투어링 중 추운 날씨에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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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시트 높이가 785mm로 경쟁 모델 대비 상당히 낮다. 시승기자 기준 175cm 신장으로 양발이 착지되고, 시트 형상이 넓어 뒤꿈치가 들린다. 엉덩이 쿠션감은 상당히 부드럽고 뒷자리도 편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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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판 위치는 자연스럽다. 플로어패널이 2단으로 되어 있어 장거리 주행 시 앞으로 쭉 뻗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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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파워는 핸들부 스위치로 스탠다드(기본)/레인(비) 주행 모드를 변경할 수 있지만 기본 모드로도 출력이 충분히 부드럽게 나오기 때문에 변경할 필요성은 크게 못 느꼈다. 참고로 주행 모드는 주행 중 조작은 되지 않으며 정차 후에만 변경할 수 있다.

짧은 두 타임의 자유 주행 시간을 마친 뒤 뒤돌아 생각해봤다. 성능도 충분하고 편의사양도 훌륭했다. 유럽제나 일제와 비교한다면 역시 출시 가격이 관건이다. 예정인 판매 소비자가격은 약 1,100만원 대라고 한다. 이 정도면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도 상당하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상황 속에서, 대만 브랜드의 시장 위치를 떠나서 상품력만으로 승부를 낼 수 있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만큼 충분히 좋은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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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하자면 스포츠 디자인을 가진 ‘스포티 투어링 스쿠터’라고 할 수 있다. 엔진 성격은 다소 느긋하나, 뱅킹 과정이 매우 고급스럽고 한계가 높은 점이 빛을 발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이 내세우는 ‘스릴 오브 투어링’ 명제처럼 스포츠 라이딩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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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 일본에서 만난 대만제 플래그쉽 스쿠터 AK550은 묵직한 안정성과 투어링 위주의 편의사양, 고급스러운 외모와 화려한 콕핏 등 매력 요소가 충분하다. 예상되는 소비자 층은 매뉴얼 바이크를 제외한 수요층 중, 자극적이고 신경이 곤두서는 스포츠 스쿠터를 원하지 않는, 그렇다고 너무 느긋해서 조종하는 재미가 떨어지는 것 또한 원하지 않는 까다로운 30대 전후의 ‘욜로’족이다. 다시 말해, 스포츠도, 투어링도 놓치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 상당히 좋은 대안이다. 지키기 참 어려운, ‘중도’를 지킨 맥시 스쿠터 AK550은 국내에서도 곧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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