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를 노니는 신선처럼, 혼다 골드윙 투어 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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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1,027회 작성일 18-12-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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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대륙 횡단 투어러의 대명사 혼다 골드윙은 세대를 거듭하며 발전되어 왔다. 뉴 골드윙 또한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을 접목해 한층 젊어지고 세련된 주행 스타일을 무기로 많은 라이더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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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골드윙은 다양한 패키지로 분류되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단연코 DCT 버전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오토매틱 라이딩의 편안함을 골드윙 플랫폼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본지에서 시승해 본 바로도 과연 혁신적인 접목이었다. 골드윙의 새 시대가 열린 듯 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일반적인 수동 기어 시스템을 가진 MT 버전은 주목받지 못했다. 기존과 같은 시스템에서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워진 차체와 새로운 성능 및 디자인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했다. 그래서 모든 옵션이 들어가고 DCT 대신 수동 기어를 사용한 골드윙 투어 MT 버전을 진득히 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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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윙은 보다시피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 엔진부터 차체 설계, 지향점도 다소 바뀌었다.  원조 골드윙이 그랬던 기초 개념으로 되돌아가 달리기 특성에 최적화 된 성능과 라이더의 감각적인 조종성을 기본으로 다시 만들었다고 한다. 이전 골드윙이 완벽히 안락함을 추구했던 프리미엄 투어링 패키지였던 것을 떠올리면 확실히 기본으로 돌아간 변화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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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겉모습부터 날렵해졌다. 약간은 두루뭉술하고 집채만한 크기로 압도감을 줬던 이전 모델과 다른 부분이다. 크기가 작아진 것은 물론 각종 커버류의 디자인도 예각적으로 다듬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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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수랭식 SOHC 수평대향 6기통으로 1,833cc의 대형 배기량을 확보했다. 고성능 유니캠 헤드 디자인으로 실린더당 4개 밸브를 사용해 최대 126마력을 내는 토크 위주의 엔진으로 재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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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전대비 훨씬 작아진 엔진 크기로 라이더의 탑승 위치가 더욱 앞으로 이동해 핸들을 가깝게 붙잡을 수 있다. 기존의 다소 부담스러웠던 큰 라이딩 포지션이 콤팩트해져 단신의 라이더라도 여유있게 핸들링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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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시트에 앉아보면 오래전 골드윙을 시승했을 했을 때와 다르게 보통의 투어링 바이크를 타는 정도의 느낌으로 부담을 확 줄였음을 실감할 수 있다. 한편 훨씬 세련된 핸들이나 계기반의 질감, 버튼의 편리한 배치 등은 역시 한 단계 진보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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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은 키리스 시스템으로 주머니에 키를 소지하고 있으면 버튼 조작만으로 엔진을 움직일 수 있게 돼 있다. 가볍게 걸리는 6기통 엔진은 낮게 깔리는 중저음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DCT와 달리 기어를 손으로 조작하는 맛은 역시 모터사이클 본연의 즐거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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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부터 스르륵 클러치를 붙여보면 감탄사가 나올만큼 풍요로운 토크를 맛볼 수 있다. 무작정 크기가 큰 토크가 아니다. 아이들링이라고 해봐야 800rpm 근처로 자동차 수준의 낮은 회전수를 유지하면서도 클러치만 슬쩍 붙이면 부드럽게 차체를 밀어내는 파워다. 스로틀을 휙 열어도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부드럽게 차체를 밀어낸다. 감각적으로 아주 여유롭고 스로틀을 쥐고 있는 손바닥에 파워를 감싸쥐고 있는 듯한 지배감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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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 모드는 총 네 가지로 스포트, 투어, 레인, 이코노미 모드가 있다. 골드윙의 메인 모드는 투어 모드다. 모든 파워를 남김없이 쓰면서도 파워의 연결감이 부드럽고 그러면서도 언제든지 포탄처럼 가속해 나갈 수 있는 모드다. 스포트 모드는 거대한 스포츠 투어러로 변모할 수 있는 단추다. 스로틀 반응은 훨씬 예민해지고 1:1로 엔진과 직결된 듯한 느낌으로 엔진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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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간 평소에는 투어 모드로 주로 달렸다. 2000rpm 주변만의 토크로도 충분히 차량을 앞지를 수 있고 풀 스로틀하면 마치 대형 기관차가 달려나가듯 오묘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6단으로 달리면 가속력이 조금 둔해지는 대신 엔진 회전수를 확 낮춰 유유낙낙 도로 주변의 경치를 살피며 여행하기 좋다.

와인딩 코스에 이르러 라이딩 모드를 바꿨다. 스포트 모드는 이런 곳에서 특징이 두드러진다. 최고출력의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라이딩 모드만 바꿔도 마치 다른 모터사이클에 탄 듯한 느낌을 준다. 스로틀 여는 순간부터 끝까지 돌리는 순간까지 엔진을 쥐락펴락하는 직접적인 조작감이 담백하게 느껴진다. 날카로운 응답성에 비하면 의외로 출력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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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부드러웠던 투어 모드에 비하면 코너링을 할 때도 스로틀을 여는 시점을 조절하기가 훨씬 간편하고, 덩달아 자동으로 바뀌는 전후 서스펜션의 오일 흐름이 기동성을 높여준다. 강한 가속이나 감속에 맞게 댐핑을 단단하게 혹은 느슨하게 조절해 준다.

레인 모드는 노면 접지력이 부족하다는 설정을 감안해 트랙션 컨트롤이 더 개입하고, 스로틀 반응은 훨씬 묵직해진다. 실수로 스로틀을 입력할 일이 없어지는 데다 매순간 신경쓸 일이 줄어들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안심된다.

이코노미 모드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느슨하게 풀어주는 느낌이다. 일단 스로틀 반응이 순하고, 엔진 브레이크도 강하지 않아 승차감이 좋다. 서스펜션은 낮은 속도에서도 잘 움직임을 받아줘서 도심 주행시 아주 적절했다. 서스펜션 초기하중 또한 버튼으로 쉽게 결정할 수 있다. 라이더 한명만 탔을 때, 둘이 탔을 때, 짐을 실었을 때 등 다양한 상황에 맞게 스프링 하중을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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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를 시속 200km 가깝게 내도 운전자는 내내 구름 위를 누비는 신선처럼 평온하다. 강성이 높고 무게가 가벼워진 메인 프레임은 이전 모델에 비하면 무려 40kg이나 감량했다고 한다. 모터사이클 세계에서 40kg은 어마어마한 수치다. 라이더 1명에 가까운 무게가 사라진 것이다. 알루미늄 주조 방식을 채택해 각 부분에서 강성을 조절할 수 있었고, 다양한 라이딩 조건에서도 높은 강성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DCT 버전에서도 체감했지만 강력한 브레이킹과 더불어 차체 안정감의 극대화를 주도한 것은 역시 더블 위시본 프론트 서스펜션의 역할이 컸다. 이는 특히 고속으로 달리다 급제동하는 상황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앞 브레이크만으로 제동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앞 서스펜션이 주저앉지 않고 차체가 바닥에 깔리는 듯한 안심감과 함께 짧은 제동거리를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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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거리가 짧은 것도 기분 좋지만 그 과정이 너무나 안심되어서 제동 상황 자체에 큰 신뢰가 쌓인다. 언제든지 설 수 있다는 기분이 들어 가속도 마음놓고 할 수 있게 된다. 더군다나 혼다가 오랜시간 사용해 온 CBS(전후 연동 제동설계)는 웬만한 상황에서 오차없이 작동하며 프로 레이서가 브레이킹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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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DCT에 비해 아쉬운 점은 핸들 스위치로 간편하게 작동 할 수 있었던 워킹모드(미속 전진 기능), 엔진으로 작동하던 후진 기능 등이다. 물론 투어 MT도 후진이 가능하지만 기존 모델처럼 전력을 사용해 움직여 아무래도 엔진처럼 작동 느낌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사이드 패니어 케이스와 톱 케이스는 총 150리터의 용량으로 충분한 일정의 투어링을 소화한다. 특히 노멀 MT 모델에 없었던 톱 케이스는 동승자의 안락한 등받이 역할도 하면서 스마트키로 개폐되는 시스템 등 프리미엄 투어러다운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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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치 TFT 디스플레이로 치장한 대형 계기반에는 차량 기본 정보와 다양한 전자식 서스펜션 세팅 등을 손댈 수 있으며 글자 크기가 큼지막하고 조작이 단순해서 좋았다. 양쪽으로는 아날로그 타입의 속도계와 엔진회전계가 위치해 첨단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기계적인 맛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또 대형 모니터를 통해서 휴대폰 애플 카플레이와 연동할 수 있고 문자 메시지, 음악, 팟캐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의 위치에 설치된 각 오디오 스피커 시스템은 스피커와 탑승자의 거리를 최적화해 소음 억제를 구현했고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통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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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시승을 강행할 수 있던 중요한 편의장비로는 4.9인치 범위를 왔다갔다 하는 전동식 대형 윈드 스크린이 1차 주행풍을 막아준 점을 들 수 있다. 또 하나는 최대 5단계로 작동하는 열선 핸들 그립과 시트의 훈훈함이다. 열선 시트는 동승자석도 작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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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떨면서도 17.3kgm에 이르는 토크를 쥐락펴락하는 재미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또한 DCT 버전을 타며 못 느꼈던 수동 기어만의 재미도 만끽했음은 물론이다. 골드윙 투어 MT는 투어링을 위한 모터사이클 디자인으로서 거의 정점에 다다랐다. 게다가 조종하는 즐거움을 극대화해 옛 골드윙처럼 편안한 쇼파에 앉아 음악 감상하는 수동적인 인상과는 전혀 달라졌다. 모든 면에서 큰 진화를 이뤘지만 DCT의 적용이라는 새로운 골드윙의 참신함이 너무 강했던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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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거 스타일의 골드윙 MT와 달리 투어러로서의 다양한 편의장비도 충실하게 갖췄고, 무엇보다 톱 케이스의 기본 장비로 동승자의 안락함을 보장할 수 있다. 뭐든 혼자보다 둘이 즐기면 더 즐겁다고 했다. 보다 보람있고 넉넉한 투어링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동승자에 대한 배려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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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수트와도 같이 느껴졌던 백옥 색상의 골드윙은 어딜가나 시선을 받았다. 어느 길에서도 중후하고, 품격있으며, 요란스럽지 않게 자태를 뽐냈다. 큰 덩치의 투어링 모터사이클을 탔을 때 오는 소유감, 지배감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훨씬 작고 민첩한 모터사이클처럼 다룰 수 있다는 것은 골드윙이 대형 투어링 모터사이클로서 얼마나 큰 걸음을 앞서갔는지 깨닫게 되는 부분이다. 모터사이클 투어링 시장에서 골드윙의 상대는 골드윙 뿐이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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