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쥬얼한 V트윈의 자유,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밥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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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933회 작성일 18-10-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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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전통적인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들. 이를테면 땅을 울리는 V트윈 엔진의 배기음, 작고 둥그런 헤드라이트, 높은 핸들과 와이어 스포크 휠. 그리고 검게 휘감은 블랙 컬러. 이 모든 것이 스트리트 밥(Street Bob)에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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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밥은 이륜차의 관점에서 무척 원초적으로 생겼다.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잘 모르더라도 단번에 알아볼 만큼 자유분방한 아메리칸 크루저의 색채가 강하고, 요즘 나오는 쿨하고 세련된 외모의 뉴 모델들과 달리 올드스쿨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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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밥은 한눈에 봐도 덩치가 크지 않다. 즉, 우리같은 동양사람이 타도 하나 어색한 부분이 없는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이다. 구석구석 훑어봐도 과하게 치장하거나 크기를 부풀린 부분이 없다. 모터사이클에 꼭 필요한 파츠만 달려있고, 그래서 일반적인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처럼 담백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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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은 쿠션처리가 아주 잘 돼 있다. 뒤로 갈수록 움푹 패여 엉덩이를 힘 있게 감싸준다. 장거리를 달려도 안락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김새다. 풋 스텝 포지션도 자연스럽다. 보통 거대한 할리데이비슨처럼 앞으로 다리를 쭉 펴는 포워드 스텝이 아니라 미드 스텝 정도로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키 173cm인 시승기자도 여유가 있을 정도로 할리데이비슨치고 캐쥬얼한 포지션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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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 바는 일반적인 것과는 다른 독특한 모양이다. 손에 쥐는 핸들 그립 위치가 다소 높게 솟아있고, 양 끝 폭이 좁아 보이는 미니 에이프 스타일이다. 핸들을 쥐어보니 자연스럽게 약간은 반항스러운 듯한 포지션이 연출된다. 팔은 거의 쭉 펼 수도 있고, 당당하게 팔을 앞으로 뻗는 자세가 된다. 스트리트 밥이 가진 독특한 정체성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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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밀워키 에이트 107이다. 배기량이 107 큐빅 인치라는 의미이며,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1,746cc에 이르는 대형 엔진이다. 최대토크가 3,000rpm에서 나오는 거대한 V형 2기통 엔진으로, 겉으로 보이는 존재감만 해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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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 에이트 엔진을 단 새로운 스트리트 밥은 최신 모델이다. 키리스 시스템으로 키를 주머니에 소지하기만 하면 원격으로 시동을 걸 수 있다. 전기 작동을 하고 시동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대형 엔진을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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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작은 크기의 모델이지만 시동을 거니 엔진의 존재감은 다른 할리데이비슨과 다를 바 없다. 순정 사양의 배기시스템이지만 시트 위에 앉아 있는 운전자만큼은 거친 진동과 배기음을 만끽할 수 있다. 공회전 중의 회전수는 단 800rpm 전후다. 2,000cc급 중형 자동차와도 비슷한 수준으로 낮게 숨소리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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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스로틀 그립과 클러치 레버를 움직여 1단부터 주행을 시작해 본다. 이렇게 큰 실린더가 단 두 개 뿐인데도 저회전에서 불편한 기색없이 부드럽게 출발하는 것이 신기하다. 2,000rpm을 넘으면 기분 좋은 고동만 남고 차체가 스르륵 미끄러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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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어별로 변속하면서 가속을 붙이자 속도가 금방 100km/h를 넘는다. 대형 2기통 엔진을 탑재한 만큼 최고 회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약 5,000rpm까지도 가속력을 잃지 않는다. 스타트 기어인 1단과 오버드라이브 기어인 6단을 제외하면 모든 기어에서 가속력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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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 4단을 오가며 투타타타하고 가속하는 재미는 할리데이비슨의 장기다. 그냥 직진만 해도 재미있다. 마치 드러머처럼 엔진을 스로틀로 연주하는 듯하다. 뒷 타이어에 전달되는 파워의 감각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다기통 엔진을 단 모터사이클에 비하면 다소 투박하지만 이런 재미야말로 할리데이비슨만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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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앞 브레이크 레버를 쥐면 복동식 4피스톤 캘리퍼가 앞 타이어를 세우기 시작한다. 그런데 제동력 자체는 그리 강력하지 않다. 폭발적인 엔진의 리듬에 비하면 더 그렇게 느껴진다. 리어 브레이크와 병행하면 전체 제동력 자체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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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스트리트 밥에 올라타서 문득 계기반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게 될 수도 있다. 스트리트 밥의 계기반은 완전한 미니멀리즘의 결정체다. 핸들 포스트 사이의 작은 틈으로 모든 필요한 주행정보를 쑤셔 넣었다. 작은 액정에 표시되는 검은 바탕의 액정화면은 놀라우리만큼 작지만 더 놀라우리만큼 시인성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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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조작에 따라 엔진회전수나 남은 연료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표시되는 등 계기반에 꼭 있어야할 정보는 모두 담아놨다. 작디작은 계기반으로 더욱 매끈한 시야를 확보했고 그러면서도 필요한 정보는 모두 보여주니 웃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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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프레임과 고성능 서스펜션을 장착했다는 스트리트 밥의 차체는 와인딩 로드에서 가벼운 운동성으로 가치를 증명했다. 더욱이 높은 핸들바는 적은 힘으로도 가볍게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했으며 가느다란 앞 타이어가 민첩하게 움직였다. 뱅킹각은 얼마 안 나오지만 굳이 속도를 안 높여 달려도 재미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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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모든 도로가 다 본 무대처럼 느껴진다. 차량 정체가 있는 도심에 진입해도 시트 위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즐겁다.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이 단순한 대기 시간이 아니라 엔진의 고동을 감상하는 나만의 시간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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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스트리트 밥은 싱글 시트다. 시승차량의 텐덤 시트와 등받이는 액세서리다. 싱글 시트는 훨씬 심플하고 간결한 크루저 본연의 라인이 잘 살아있다. 가느다란 차폭, 낮게 깔린 실루엣과 높이 솟은 핸들바의 독특한 모습이 스트리트 밥의 정체성이다. 개인적으로는 순정상태가 더 스트리트 밥을 돋보이게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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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노천 카페 앞에 덩그러니 세워놓고 옆 모습을 훑어보니 와이어 스포크 휠이 가진 독특한 클래식함이 드러난다. 시트 위에 앉아있을 때는 못 보던 매력이다. 멋진 기계를 앞에 두고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니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스트리트 밥은 탈 때 뿐 아니라 세워놨을 때도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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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량을 반납할 때가 가까워 오면 많은 생각이 든다. 시승을 하면서도 온전히 모터사이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각 외로 길지 않기 때문에 매 찰나에 느끼고 경험한 반응들을 또 한 번 체크하고 머릿속으로나마 정리를 해두어야 한다. 단순한 제원 상 성능이나 숫자들은 어차피 검색하면 다 나온다. 실제로 만지고 앉고 타고 서봤을 때 진짜 이 모터사이클의 매력은 무엇인지, 또 누구에게 잘 맞을 것인지, 이 모터사이클을 탈 때 즐거움은 뭐가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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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밥은 자유를 갈망하는 누구나에게 추천할 수 있다. 그 사람이 할리데이비슨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모든 선입견을 배제하고 즐겼을 때 가장 재미있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날것의 모터사이클 인상이 강하게 배어있고, 빨리 달릴 때 끝내주는 모터사이클은 아니어도 언제나 흥분되는 모터사이클인 것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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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밥의 운전 자세는 한국인이면 누구나 편하게 탈 수 있으며 핸들링도 아주 가볍고 간편했다. 심지어 차체가 가느다랗고 크기가 작은 편이라 서서 밀고 끌기도 편했다. 어떤 복장으로든 캐쥬얼하게 탈 수 있고 집앞 편의점에 잠깐 타고 다녀오는 정도로도 재밌다. 빨리 달리기보다는 천천히 달리는 편이 더 재미있다. 속도를 추구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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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테일 중 가장 부담없는 기종인 스트리트 밥은 전반적인 제품 품질도 수준급이다. 할리데이비슨 전 라인업의 평균 이상이며 버튼이나 도장, 플라스틱 마감 품질도 훌륭하다. 거친 표면으로 연출한 핸들바 도장 또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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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 듯 TV를 보다가도 모터사이클을 타고 싶을 때, 아무 거추장스러운 생각없이 헬멧 하나 가지고 나가서 시동을 걸 수 있는 캐쥬얼 V트윈이 바로 스트리트 밥이다. ‘나는 할리데이비슨을 탄다’는 자부심이 전혀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다. 한편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반납하기 아쉬웠던 시승용 모터사이클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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