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좋은 고성능 크루저, 할리데이비슨 팻밥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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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354회 작성일 18-09-0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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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가장 최근에 등장한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중에서 가장 스타일리쉬한 모델은 새로운 팻밥(FAT BOB)일 것이다. 두툼한 앞바퀴와 V트윈 심장으로 꽉 들어찬 엔진룸, 넘쳐나는 파워를 암시하듯 엔진으로부터 연결되는 굵직한 배기 파이프, 그리고 마지막으로 짤막한 앞뒤 휀더로 우람한 타이어 사이즈를 과시하는 센스까지. 할리데이비슨이 점차 젊어진다고는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정도로 급진적인 느낌을 준 할리데이비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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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체험해 본 시승차량은 팻밥 114 모델. 팻밥은 소프테일 패밀리의 일원이다. 밀워키 에이트 엔진과 더불어 완전히 새로운 퍼포먼스를 내는 새로운 소프테일 섀시와 결합된 최신 할리데이비슨 중 하나다. 그런데 그런 설명을 듣기 전에도 이미 할리데이비슨의 젊은 피라는 것을 쉽게 알게 된다. 첫 인상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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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밥을 앞에 두고 보니 전반적으로 낮게 깔린 차체와 굵직한 타이어, 그리고 검정색으로 도장된 묵직한 포스가 자극적이다. 할리데이비슨을 떠올리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번쩍이는 크롬 파츠와 은빛 엔진, 높게 올린 핸들조차도 광이 나기 마련인데, 팻밥은 그렇지 않다. 온 몸에서 묵직한 박력이 진동한다. 그냥 세워만 둬도 지나가던 보통의 행인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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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할리답게 키리스 시스템으로 간편히 키를 소지한 채 시동을 걸 수 있다. 부들부들떨며 움직이기 시작한 엔진은 거대한 114큐빅인치, 1,868cc의 배기량을 가늠할 수 있을만큼 존재감을 과시한다.

새로운 소프테일 섀시와 밀워키에이트 엔진의 조화로 진동은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거대한 두 개의 피스톤이 쿵쾅대며 몸을 울린다. 신형 밀워키에이트 엔진은 파워와 냉각 효율을 높인 현대화된 엔진이다. 하지만 다행히 할리데이비슨만의 V트윈 엔진이 가진 고동감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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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 포지션은 보통 할리데이비슨 모델하면 흔히 떠올리는 투어링 기종들과는 달리 상당히 공격적이다. 상체 포지션은 허리를 슬쩍 수그려야 핸들 바를 제대로 움켜쥘 수 있다. 풋 포지션은 앞으로 죽 뻗어있는 포워드 스텝. 시트는 푹신하면서도 적당히 탄탄한 질감의 인조가죽이다. 약간 반항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처음에는 좀 어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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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로에서 가속을 강하게 하다보면 왜 이런 포지션이 나오는지 알게 된다. 밀워키에이트 V트윈 114엔진은 폭력적인 가속감을 준다. 자동차로 치면 대배기량 디젤엔진과 같은 그런 가속감이다. 뒷타이어가 노면을 퍽퍽하고 때리는 느낌이 들 정도다. 강력한 가속감을 동반한 엔진회전수는 그래봐야 2~3,000rpm근처. 보통의 모터사이클 엔진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색채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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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리터 가까운 대형 엔진이 가진 장기는 역시 언제든지 호쾌하게 가속할 수 있다는 성능과 자신감에서 온다. 하지만 이 엔진은 그게 다가 아니다. 매우 부드럽고 세련되게 가속한다. 아무리 그래도 V형 2기통 대형 피스톤을 움직이는 엔진이기 때문에 실크처럼 부드럽다는 표현은 하기 어렵다. 하지만 예전의 할리데이비슨이 투박하고 마초스러운 감성을 무기로 삼았다면 이 엔진은 그런 와중에도 미제 기계 특유의 거친 성격을 굉장히 섬세하게 다듬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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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까지 들어가는 기어는 저단기어에서의 강력한 가속감과 고단기어에서의 편안한 크루징 기능까지 겸했다. 최대토크가 3,500rpm에서 발휘되는 덕분에 6단을 넣고 부드럽게 가감속 하며 국도를 달리기가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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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딩 코스를 달리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하체의 튼실함이다. 차체의 뼈대가 되는 프레임과 서스펜션의 조화가 마치 오랜시간 만들어 온 스포츠 투어링 바이크를 묘사하듯 섬세하게 움직였다. 좌우 기울임 한계는 각각 31도, 32도로 깊지 않았지만 그 정도만 기울여도 넘치는 토크를 이용해 호쾌하게 코너에서 가속해 나가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이런 의외의 스포츠성은 엔진 뿐 아니라 안심감 있는 하체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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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즐거움은 감속을 위해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면서 시작된다. 더블디스크 4피스톤 캘리퍼 조합의 브레이킹은 놀라울 정도다. 두툼한 레버에 연결된 프론트 브레이크는 스포츠 바이크에 가까운 섬세함을 가졌다. 할리데이비슨에 이런 브레이크 감촉이라니, 기대하지도 않았던 바다.

그런데 이 정도면 정말 ‘신나게’ 고갯길을 달려도 될 것 같다. 할리데이비슨이라고 주눅들것이 없을 정도로 제동력을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고 앞 뒤 서스펜션도 이에 따라 기능적으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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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공차중량이 300kg에 가까운 쇳덩어리가 황소처럼 질주하다 코너 앞에서 기민하게 타이어를 눌러주며 감속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브레이크와 서스펜션의 능력은 상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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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중 달렸던 강화도 시골길은 노폭이 좁고 말그대로 시골길이기 때문에 노면 상태나 기타 변수가 많다. 그런데도 의외로 믿음이 가는 브레이크 성능과 서스펜션 덕분에 재미있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기본 장착된 ABS는 모래가 슬쩍 깔린 도로에서도 심적 부담을 덜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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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단단해진 하체가 걸러주는 노면 충격은 대부분 평탄한 온로드여서, 조금 높다 싶은 요철이나 과속 방지턱을 오버스피드로 넘으면 라이더에게 충격이 꽤 온다. 스포티한 세팅의 서스펜션이 모든 노면에서 훌륭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상 투어링 영역에서는 충분히 관용할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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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핸들링 느낌은 독특하다. 앞뒤 타이어 모두 흔한 17인치가 아니라 16인치다. 뒤 타이어는 180mm로 특별할 것이 없지만 앞 타이어가 150mm나 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일단 가장 큰 이점은 스타일에서의 독특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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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 스타일의 많은 모터사이클이 그렇듯 와이드한 앞타이어와 짧게 잘린 휀더의 조합으로 박력이 느껴진다. 대신 핸들링의 예리한 느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부분은 차체 디멘션의 조합으로 해결할 수 있다. 덕분에 저속에서 핸들은 안쪽으로 턱 하고 꺾여들어간다. 어지간한 좁은 코스도 걱정할 것 없다. 회전반경은 생각외로 좁지 않고 몇 번 하다보면 쉽게 감잡을 수 있을 정도로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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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에서의 핸들링은 두터운 앞타이어의 넓은 접지면 덕분에 안정감이 넘친다. 속도를 높여가도 불안한 기색이 없다. 다만 고속 코너링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핸들링을 해줘야 한다. 넓고 낮은 핸들바를 충분히 이용해 높은 속도에서도 부드럽게 코너를 달릴 수 있다. 이 점은 저속 코너에서도 마찬가지다. 앞 타이어가 두꺼워서 코너링을 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은 과한 걱정이다. 멋과 기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 설계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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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반은 원형 타입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병행이다. 가운데의 엔진회전수는 자동차의 그것처럼 5,500rpm부터 빨갛게 표시되어 있다. 실상의 토크는 2,000~3,000rpm 사이에서 거의 다 나온다.

가끔 쭉 뻗은 도로에서 대포처럼 가속해 나가고 싶을 때나 4,000rpm정도까지 쓰게 된다. 실제 쓰는 실용영역은 아이들링 영역보다 약간 높은 정도이니 얼마나 여유로운 저회전 토크를 가졌는지 상상이 갈 것이다. 시승하는 동안에도 거의 2,000rpm 내외로 달렸을만큼 저회전 토크가 부드럽고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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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인상의 육각 헤드라이트는 지난 모델의 상징적인 듀얼 헤드라이트를 대체했다. 와이드 프론트 엔드의 존재감을 나타내듯 좌우로 넓게 벌어져 있다. 대형 LED 램프가 여러 개 촘촘히 박혀있으며 광량 또한 충분히 밝다. 다른 차량에도 존재감이 확실하고 ‘팻밥’이라는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텐덤은 좁은 시트와 그랩바의 부재로 액세서리 등받이에 기대지 않으면 매우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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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공구없이 다이얼을 돌려 조절할 수 있는 리어 서스펜션 초기하중 조절기 등이 눈에 띈다. 운전자에게 배기파이프의 열기를 조금이나마 막아주는 파이프 커버도 황동색으로 치장해 멋을 더했다. 앞뒤의 짧은 휀더는 박력과 멋을 주지만 대신 노면을 밟고 튀는 모래나 진흙 등을 막는 데에는 효과가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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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할리데이비슨의 이미지는 아직도 여전하다. 크고 무거워 보이는 차체는 번쩍번쩍 빛나며, 라이더는 팔다리를 넓게 벌리고 대지를 울리며 달리는 여유 충만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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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할리데이비슨은 급하게 변해가고 있다. 기존의 여유에 젊음과 패기를 더했다. 새로 만들고 있는 여러 모델들이 그렇고, 지금 시승한 팻밥 또한 그렇다. 보다 젊은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할리데이비슨이 계속 늘고 있고, 중년층 이상이 선호했던 모델들도 세련된 변신을 감행하고 있다. 얼마 전 발표한 2019년부터 2022년까지의 뉴 모델 프로젝트에는 온로드 스포츠 머신을 표방하는 스트리트 파이터는 물론, 험로를 달리는 어드벤처 투어링 모델도 포함되어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변혁은 계속된다. 

그 과도기에 있는 새로운 팻밥은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 누구나 혹할만한 디자인을 가졌고 달리기 성능도 나쁘지 않다. 감성만으로 타는 바이크가 더 이상 아니다. 빨리 달릴 수도 있고 스포츠 라이딩을 즐길수도 있다.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그런 느낌을 더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었을까 상상해보면 박수를 칠만한 모델이다. 기대를 충족하는 팻밥을 타고 나니 앞으로 할리데이비슨이 어떻게 변해갈지 지켜보는 것조차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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