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가성비가 뭔지 제대로 보여줄까? 혼다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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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1,207회 작성일 21-04-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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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시장에 먹구름이 몰려왔다. 바로 새로운 환경규제 유로 5의 적용이다. 오래전부터 도입이 예정되어 온 것이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모터사이클에 유로 5가 도입된 곳이 유럽과 한국뿐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 내연기관 모터사이클을 판매하는 많은 수입 브랜드들은 본사에 유로 5 대응 모델을 요청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한국 시장을 위해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유로 5 대응 모델(혹은 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중소규모의 브랜드들은 유로 5 대응 모델이 출시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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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쿠터를 선보이는 브랜드가 몇 없는 이 와중에 혼다가 비전을 새로 출시했다. 혼다 역시 유로 5로 전환되면서 다수의 모델을 단종했는데, 승용 시장을 겨냥한 비전을 선보인 것은 빈자리를 메꾸기 위한 것 외에도 PCX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 역시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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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휠 스쿠터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유럽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전체적인 형상은 과거 혼다가 선보인 디오나 SH125(이전명 FSH125)를 기억한다면 꽤 닮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앞뒤 14인치 휠을 채용한 덕분인데, 휠이 커지는 만큼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과 진동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어 한국에 비해 포장도로 비율이 높지 않은, 특히 도심에서 노면 전차 선로나 블록 포장 도로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유럽에선 많은 사랑을 받는 빅 휠 스쿠터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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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 엔진은 이미 전의 여러 모델에서 충분한 검증을 마친, 완성도 있는 엔진이다.

탑재된 엔진은 공랭 단기통 109cc eSP 엔진으로, 이미 벤리110, SCR110a 등 여러 스쿠터를 통해 내구성과 성능, 연비 모두 충분히 검증받은 만큼 경제성을 우선순위로 둔 비전에 가장 잘 맞는다. 최고출력은 8.7마력, 최대토크는 0.9kg&(8231;m이며 WMTC 공인 연비는 59.4km/L에 달하니 출퇴근용이든 근거리 이동용이든 주머니 사정 걱정할 필요 없이 편하게 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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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진 무게에 신형 프레임 적용으로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프레임은 새롭게 프레스 성형한 강철을 레이저로 용접한 eSAF(Enhanced Smart Architecture Frame)을 사용해 무게는 낮추고 강성 밸런스를 높여 진동을 억제하고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 향상된 핸들링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과거 디오와 비교해도 무게를 5kg이나 덜어냈으니, 디오를 경험해봤다면 비전의 가벼워진 무게에 더욱 놀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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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를 좀 더 뾰족한 모습으로 다듬었다.

외관은 디오와 닮아서인지 개성보단 익숙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 등화류나 카울의 디테일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거의 동일하다. 후미부는 조금 더 뾰족하게 다듬어 날카로움을 살렸고, 상하로 나뉘었던 후미등은 나란히 배치한 것도 변화점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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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HELLO&(39; WORLD?

계기판은 아날로그 속도계에 작은 LCD 창이 더해져 연료계나 적산거리 등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시동 레버를 돌리면 ‘HELLO’라고 인사도 할 만큼 센스 있다. 시트 아래에는 제트헬멧 하나 정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이너 패널에는 개방형 대신 뚜껑이 달린 작은 글러브 박스가 배치됐다. 주유구도 시트 하단에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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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를 절감한 티가 나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용서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이전 디오와도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인데, 여기에 놀라운 편의사양들이 추가됐다. 우선 스마트키다. 주머니에 넣어놓기만 하면 알아서 인식해 시동을 걸 수 있게 해줘 키 분실 우려도 줄여주는 등 편의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사양이 엔트리급 스쿠터인 비전에도 적용됐다. 스마트키 도입으로 키박스 위치에 시동 레버가 들어갔는데, PCX처럼 백라이트가 적용된 것은 아니다. 가격을 맞추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스마트키로 인해 시트를 열기 위해선 시동 레버 우측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레버가 돌아가지 않으면 열리지 않으니 도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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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링 스톱으로 연비 향상과 함께 정차시 진동을 없애 피로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아이들링 스톱도 갖췄다. 같은 엔진을 사용한 벤리110, SCR110a에도 적용되어 연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주었던 이 기능을 비전에도 탑재했다. 브러시리스 모터 덕분에 셀모터가 돌아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동이 걸리는 것도 좋지만, 정차 때 시동을 꺼 잠시나마 엔진 진동이 사라지니 피로를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사이드 스탠드를 세우면 자동으로 시동을 꺼주는 기능은 정차 시 오동작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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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키를 추가하고도 224만원이라는 가격이 가능할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보통 제품 가격은 기사 말미에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은 빨리 소개해야 할 것 같다. 혼다 비전의 가격은 224만 원이다. 경쟁 대상으로 꼽을 만한 제품들이 대부분 250만 원 전후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키, 아이들링 스톱 등 각종 편의기능까지 추가하고도 이런 놀라운 가격에 내놓았으니 앞으로 국내 스쿠터 시장의 판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가성비’를 내세웠던 제품들은 편의사양을 더하거나 성능을 높이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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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포지션을 취하도록 구성되어 누구나 부담없이 탈 수 있다.

뛰어난 가성비만큼 주행 성능도 매력적일까? 라이딩 포지션은 기본적으로 의자에 앉은 자세여서 누구나 편하게 탈 수 있다. 고갯길을 여러 번 오가다 보니 분명 110cc의 한계점은 있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오르막에서 속도를 제법 잘 올려붙인다. 평지에서는 50~60km/h 정도까지 꾸준히 속도가 붙다가 그 이후로는 더뎌지긴 하지만 그래도 80km/h 정도까지 거뜬하니 교통흐름에 방해될 일은 없을 듯하다. 참고로 필자의 체중이 92kg 정도니 더 가벼운 사람이라면 훨씬 더 빠른 가속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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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은 기대한 대로 경쾌해 시내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움직임은 기대했던 대로 충분히 민첩하다. 짧은 코너가 이어지는 하오재 구간에서도 그렇고 시내를 통과하는 동안에도 비전의 경쾌함 덕분에 스쿠터 특유의 기동성이 더욱 살아난다. 신형 프레임의 역할도 크겠지만, 5kg이나 덜어낸 영향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노면 충격은 휠이 잘 걸러주긴 하지만 리어 쇼크 업소버가 좌우 양쪽이 아닌 한쪽만 적용되서인지 단단한 설정이 적용되어 제법 큰 요철을 지날 때는 엉덩이가 시트에서 살짝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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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디스크, 뒤 드럼 구성에 CBS를 더해 제동성능을 강화했다.

브레이크는 앞 190mm 싱글 디스크 브레이크를, 뒷브레이크는 드럼 브레이크를 적용해 제동력과 유지비 사이에서 타협했나 했지만, 여기에 하나 더 기능을 추가했다. 바로 연동 브레이크(CBS) 기능. 뒷 브레이크만 잡아도 앞 브레이크까지 함께 제동하기 때문에 손쉽게 최대한의 제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앞 브레이크만 잡는 경우엔 CBS는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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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cc 스쿠터+스마트키+아이들링 스톱=224만원, 이 가격 실화냐? 실화다!

소비자 입장에선 제품 가격이 저렴할수록 부담이 덜해 구매 결정이 수월하지만, 그만큼 포기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어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혼다 비전은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강력한 연비, 스마트키와 아이들링 스톱 등의 편의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뭐 하나 포기할 필요 없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다. &(39;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친다&(39;는 옛말이 있지만, 그 어려운 걸 혼다는 해냈다. 과연 신제품 스쿠터를 준비하고 있던 다른 브랜드들은 비전을 보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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