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로 즐길 수 있는 온로드와 오프로드의 매력,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 1200 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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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654회 작성일 21-12-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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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스크램블러라는 장르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과거 역사를 뒤돌아보면 스크램블러라는 장르에는 고사양의 기계적 스펙과 화려하고 풍족한 옵션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조금은 빈티지한 스타일에 다소 날 것 같은 터프한 이미지가 더 어울린다고나 할까. 그래서 시장에 발표되는 스크램블러 장르의 모터사이클 모델들은 오랜 시간 사람들이 생각하고 기대해온 스타일대로 만들어져 출시가 됐었다. 그래서 스크램블러는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그러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일부 라이더들에게 인기를 얻었고 대중적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스크램블러라는 장르의 모터사이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해 사양도 높아졌고 풍부한 옵션에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스크램블러 장르 모델들의 스타일도 좋아지고 성능까지 우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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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으로 스크램블러라는 장르를 즐겨왔던 라이더들에게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다소 부정적으로 보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스크램블러라는 장르의 매력을 알리게 됐고 더 다양한 모델들이 수면위로 떠올라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중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크게 한몫한 제조가사 있으니 바로 트라이엄프다. 이번 시승의 주인공인 스크램블러 1200 XE는 앞서 설명한 고급형 고사양 스크램블러를 설명하기에 매우 적절한 결과물이다. 아마도 스크램블러라는 장르의 범주 안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좋은 것들을 한데 모아 모터사이클을 만들어 낸다고 가정했을 때 스크램블러 1200 XE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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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매우 스타일리시 하다. 어드벤처 모델이 너무 크고 부담스러우며 거대한 양감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라이더라면, 혹은 네이키드가 다소 밋밋해 만족하지 못했던 라이더라면 아마도 스크램블러 1200 XE가 한 눈에 쏙 들어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이 모델의 외형적인 느낌을 한 번에 정의하자면 모던 클래식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모던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은 클래식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잘 살펴보면 전체적인 이미지는 지극히 모던한데 부분적인 요소들에서 클래식한 느낌들이 살아있어서 아마도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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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자면 측면에서 위쪽에 자리 잡은 머플러가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다. 마치 쌍발 기관총을 연상시키는 이 머플러는 디자인과 커버의 마감들, 그리고 디테일의 마무리가 거의 예술이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모터사이클들에서 머플러를 보이지 않는 하단에 위치시키거나 아예 초반 설계부터 거의 보이지 않는 구조적인 디자인으로 감추도록 만든 모델도 있다. 하지만 트라이엄프는 이 모델의 머플러를 디자인하면서 아마도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 써서 디자인 하면 머플러쯤이야 이 정도로 예술적으로 스타일리쉬하게 뽑아낼 수도 있다고. 자 보여? 우리는 진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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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로켓3 R 모델을 처음 가지고 왔을 때 여기저기 디테일을 살펴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아 트라이엄프 이 사람들은 마감과 디테일에 진심이구나. 진짜로 공을 많이 들이는구나.”라고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감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스크램블러 1200 XE의 곳곳을 살펴봤다. 묵직한 금속의 느낌을 전해주는 파츠들과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부품들, 그리고 그것들의 가치를 한껏 높게 만들어주는 고퀄리티의 도장들. 특히나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의 소소한 마감들까지 만든 사람의 노력을 쉽게 알 수 있게 만들어주는 부분들이 많았다. 참고로 이 모델의 가격은 2425만원인데 개별소비세 인하로 현재는 부가세를 포함해 2399만5천원에 판매 중이다. 오래된 스크램블러 모델들의 인식이 머릿속에 있는 사람이라면 다소 비싸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는데, 파츠의 구성과 디테일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싸다는 생각은 아마도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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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램블러? 대체 그게 비쌀 이유가 있나? 구조를 봐봐. 저건 저렴한 게 당연한 장르지. 저렴하니까 아무데서나 더 부담 없이 막 탈 수 있고 그렇게 타면서 즐기는 것이 바로 스크램블러라고!”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대체 얼마나 고급스럽게 만들었기에 판매 가격이 이천사백만원이 넘느냐고 물어볼지도 모른다. 올린즈 RSU 트윈 서스펜션에 ABS가 작동하는 브렘보 디스크브레이크, 그리고 IMU 관성 측정센서로 작동하는 코너링 트랙션 컨트롤까지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여기에 전자식 계기판과 무려 스마트키가 기본으로 지원한다. 모델의 스펙자료만 보면 이것이 과연 우리가 과거 봐오던 스크램블러 장르의 모터사이클이 맞나 싶을 정도다. 성능을 강조한 일본산 슈퍼스포츠의 스펙이라고 해도 크게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고급화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고급화된 이 모델의 스펙은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에 대한 나름의 근거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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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의 외형 디자인은 멀리서 보면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다시 커 보이는데 또 막상 시트에 앉아보면 그렇게 크고 부담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것이 무슨 소리인고 하니 수치상으로 보면 분명 작은 사이즈의 모터사이클은 아니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카울 같이 양감을 전해주는 부분이 거의 없어서 그리 커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 가면 사이즈를 체감하게 되어 커 보이는 것이다. 막상 시트에 앉으면 870mm의 그리 높지 않은 시트고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아 크다는 느낌이 덜 나는 편인데 이 시트고는 어드벤처 모델들과 비교하면 그리 높지 않은 편이고 우리가 스크램블러라고 불러왔던 모델들 중에서는 다소 높은 편에 속한다. 어느 장르와 비교하기에 따라 시트고는 상대적으로 높거나 낮다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키 170이 넘는 라이더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는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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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5 기준을 만족시킨 심장은 본네빌에서 사용한 배기량 1200cc 수랭 엔진을 스크램블러 성향에 맞게 튜닝해 장착했다. 튜닝을 했지만 본네빌에서 충분히 경험해봤던 심장이니 새롭거나 이질감이 들지는 않는다. 최고출력 90hp/7,250rpm에 최대토크 110Nm/4500rpm를 보여주는 이 엔진은 역시나 본네빌과 마찬가지로 1200cc라는 배기량의 숫자만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지는 모르지만 저회전에서 느낄 수 있는 묵직한 토크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스크램블러 성향에 맞게 튜닝을 했다고 해서 어떨지 궁금했는데 본네빌처럼 다루기는 쉬운 느낌이다. 어떤 노면에서도 무던히 소화해내고 저속에서 힘차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 꽤나 매력적이다. 고속까지 쭉 밀어붙이면서 코스에 따라 주행모드를 바꿔가며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출력이나 가속성능은 동급 배기량의 슈퍼스포츠 장르와 비교하자면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지만 장르의 차이가 있으니 그렇게 비교하는 사람은 부디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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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고가 870mm로 그리 낮지 않은데도 생각보다 컨트롤이 어렵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무게중심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에 있다. 생긴 것과 다르게 이 모델은 무게중심이 생각보다 낮아 코너를 돌아보면 그렇게 까지 부담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차체의 길이와 무게는 상당한 편이지만 익숙해지면 한 발을 길게 빼고 코너나 유턴에서 그렇게 어렵지 않은 움직임으로 탈출이 가능하다. 회전반경이 작은 편은 아니지만 크기 대비 움직임이 둔한 편도 아니고 조금만 휘청하면 넘어질까 진땀나는 타입은 아니라서 부담은 한결 적다. 생긴 외형만 보면 껑충해서 무게중심이 매우 높아 보이는데 타보면 나름의 반전매력이 있다. 아마도 타보고 무게중심과 밸런스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라이더가 많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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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을 설명하면서 고성능과 고급형 옵션이란 표현을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올린즈와 브렘보라는 이 두 브랜드의 파츠로 대표할 수 있다. 아름다고 영롱한 금색 컬러로 상징되는 리어의 피기백 타입 올린즈 트윈 쇽업소버와 장르가 슈퍼스포츠도 아닌데 이건 여기엔 좀 오버 아닌가 싶을 정도의 브렘보 M50 모노 블록 캘리퍼의 웅장한 모습을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두 브랜드 조합에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많은 라이더들이 오랜 시간 이 두 조합을 두고 궁극의 정답이니 환상의 궁합이라 표현하며 언제나 옳다고 애정하는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직접 타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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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압력이 매우 낮고 저속에서 다루기가 무척 편해 막히는 도심에서도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다. 도심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무래도 머플러에서 발생되는 뜨거운 열기다. 특히 키가 그리 크지 않은 라이더가 오른쪽으로 다리를 딛는다면 머플러 부위와 허벅지의 만남은 비켜갈 수 없는데 이는 왼쪽 다리로 지탱하면 열기에서 해결될 수 있다. 요령이 생기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컨트롤 할 수 있는데 시트와 차체가 두껍지 않고 핸들바의 높이도 적당히 편해 보는 것보다 타는 것이 더 편한 타입이다. 타면 탈수록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느껴지는 성향을 보여주며 적응이 될수록 임도 라이딩에도 욕심이 생긴다. 시승 스케줄이 그리 길지 않아 경험해 보고 싶었던 외곽의 본격적인 험로까지는 도전해보지는 못했지만 사무실 근교의 산길에서 다양하게 타보는 것으로 경험을 해봤다. 낙엽이 지는 산길들을 라이딩하며 가을의 정취를 즐기고 시승을 마쳤다. 전 영역에서 골고루 발산되는 토크는 편안한 주행감각을 경험하며 시승 내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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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코스에서 시승하며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컨트롤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빠르게 적응하고 즐기게 되는 모델이라는 사실이었다. 가장 인상 깊게 느낀 점은 거친 험로까지 주파할 수 있는 충분한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라이더가 부족할 수 있는 부분들을 모터사이클이 메꿔줄 수 있는 넓은 아량을 베풀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최첨단 기술들이 아낌없이 투입된 고성능의 슈퍼스포츠 모델을 설명할 때 이 같은 설명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크램블러 모델을 설명하면서 이 같은 표현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스크램블러 장르에서 이렇게 고사양 파츠들과 함께 심지어 관성 측정센서 등이 모두 다 지원되는 모델의 라이딩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다소 과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고사양의 스펙들은 라이더에게 한없이 자비로우며 관대하고 또한 부담을 덜어준다. 라이더가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으면 먼저 적극적으로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이 얼마나 대단한 축복인가. 초보 라이더라고 하더라고 망설이지 말고 우선 라이딩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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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마치고 이 모델의 가장 큰 매력은 떠올려보니 한 대로 커버 가능한 넓은 활용범위를 꼽게 됐다. 모터사이클을 가진 사람들이 메인과 서브, 그리고 주중과 주말로 나눠 모델을 나누고 또한 활용범위를 한정짓는 것을 우리는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이 모델은 출퇴근을 하기 위해, 그리고 이 모델은 주말에 중 장거리투어를 즐기기 위해, 또 이 모델은 간간히 서킷이나 산을 타기 위해 구입했다.”고 목적과 장르를 구분해서 모터사이클을 구입하고 또 유지하는 라이더들이 많은데 트라이엄프의 뉴 스크램블러 1200 XE라면 소유한 모터사이클 조합을 줄여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의 전천후 기능과 활용성, 그리고 스타일이라면 한 대로 라이더의 욕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자신이 욕심내고 있는 장르와 영역의 교집합에 해당되는 모터사이클을 찾고 있는 라이더라면 뉴 스크램블러 1200 XE를 시승해 보자. 어쩌면 찾고 있던 정답이 이 모델일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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