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함과 스포티함의 조화, 트라이엄프 스피드 트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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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723회 작성일 21-10-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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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이 전동화되는 과정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배기음과 고동감이 사라지는 부분일 것이다. 물론 과하면 라이더가 불편할 뿐 아니라 주변에도 민폐겠지만, 적당한 수준이라면 타는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요소이기 때문. 그런 점에서 2기통 엔진을 가진 모델들이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건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인 2기통 모델로는 크루저가 있고, 클래식(레트로) 라인업도 고동감과 배기음으로 인기 있는 라인업이다. 트라이엄프에선 트윈 시리즈가 대표적인 2기통 모델들로 특성에 따라 다양한 콘셉트로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본네빌 T120과 닮은 스피드 트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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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원형 헤드라이트와 계기판, 좌우로 각각 뻗어나온 머플러와 듀얼 쇼크 업소버, 일직선에 가깝게 구성된 연료탱크와 시트의 구성은 둘 다 비슷해 보이지만, 요소요소 뜯어보면 분명 차이점이 있다. 스피드 트윈이 본네빌에 비해 좀 더 현대적인 디자인을 갖췄는데, 대표적인 것이 스포크휠 대신 적용된 캐스팅휠을 꼽을 수 있다, 머플러 디자인에서도 예전 파이프 스타일 대신 메가폰 스타일이 적용됐다는 차이가 있다. 휠 디자인이 바뀌면서 브레이크 디스크 디자인이 달라졌다는 것도 차이점 중 하나. 본네빌은 일반적인 핸들바에 장착하는 미러가 적용된 반면, 스피드 트윈은 바엔드 미러로 좀 더 세련된 느낌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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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피드 트윈이 2021년 유로 5 대응에 맞춰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주요 변경점으로는 우선 엔진 업그레이드로, 새롭게 경량 크랭크샤프트와 알터네이터를 적용해 회전 관성을 17% 낮춰 반응성을 높였다. 그 결과 최고출력은 100마력/7,250rpm으로 5마력 향상됐고, 최대토크도 112Nm/4,250rpm으로 발생 구간이 500rpm 빨라졌다. 이러한 변화가 최고출력이나 최대토크 발생 구간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닌, 실제 주행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속대에서도 이뤄져 사용자가 다루기 한결 쉬워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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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이 향상됐으면 관련 장비들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우선 서스펜션은 마르조키의 43mm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가 전면에 장착됐다. 이전 세대까지는 정방향 포크였는데, 이번 신형에서는 역동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선택이지 싶다. 후면에도 예압(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한 쇼크 업소버를 적용했다. 브레이크의 경우 강력한 성능에 걸맞은 고성능 제품인 브렘보의 4피스톤 M50 레디얼 모노블럭 캘리퍼가 좌우 양쪽으로 장착됐다. 후면에도 닛신 2피스톤 캘리퍼가 더해졌으며, ABS가 기본 사양으로 채택되어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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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핸들링을 위해 앞뒤에 12 스포크 디자인의 17인치 알루미늄 휠이 적용됐고, 여기에 메첼러 레이스텍 RR을 조합해 경쾌함을 높였다. 주행 보조 기능으로는 ABS와 트랙션 컨트롤 등이 있고, 레인, 로드, 스포츠 3개의 라이딩 모드로 스로틀 응답, 트랙션 컨트롤의 설정을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 계기판은 아날로그 방식에 LCD 창을 더한 점은 이전 모델과 동일하지만, 속도계 단일로 구성했던 것에서 다시 속도계와 회전계의 조합으로 되돌린 것은 보다 클래식함을 강조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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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위해 트라이엄프 코리아에서 차량을 받았는데 하필 가을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했다. 마냥 기다려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젖을 걸 각오하고 도로로 나섰다. 1,200cc 엔진의 강력한 토크는 즐거운 일이지만 빗길에선 좋지 않다. 왼쪽 핸들의 모드 버튼으로 주행모드를 레인으로 바꾸고 달리기 시작했다. 역동적인 모습을 경험하기 어려운 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날씨를 생각하면 부드러운 반응의 엔진이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트랙션 컨트롤은 존재만으로도 든든해지는 기능이지만, 너무 맹신하거나 무리해서 기능을 확인하는 상황을 피하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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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모드로 엔진 반응을 상당히 낮춰놓은 상태지만, 스로틀을 과감하게 비틀면 상당히 시원하게 가속할 수도 있다. 완만한 코너에서도 불안한 움직임 없이 매끄럽게 돌아나가주니 훨씬 안심하고 달리게 된다. 조금씩 빗방울이 약해지고 곳곳에 마른 노면에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자 스로틀을 조금 더 열어 가속감을 즐긴다. 적당한 회전 질감 사이에서 느껴지는 고동감이 크루저의 그것과는 다른, 로드스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맛이 있다. 과감하게 스로틀을 감아주면 더 강력한 가속을 경험할 수도 있는데, 느긋한 주행과 스포티한 주행, 상반된 두 상황을 한 대의 모터사이클로 경험할 수 있으니 이거야 말로 일석이조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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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시트다. 보통 이런 클래식 스타일에는 예전 느낌을 살려 턱 앤 롤 같은 방식으로 시트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피드 트윈은 ‘스포츠’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보니 시트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쪽을 택했다. 덕분에 급가속이나 급제동에서도 몸이 흔들리지 않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장시간 승차에서도 불편하지 않도록 쿠션이 두툼하다. 연료탱크도 무릎과 다리가 감싸는 부분을 안쪽으로 파내 니그립이 한결 용이한 편. 시트고는 802mm인데, 시트 전면과 전체적인 차체를 날씬하게 설계해 키가 작은 라이더도 크게 불편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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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에서 인상적이었던 또다른 부분은 브레이크다. 전면에 듀얼로 장착해놓은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은 기대만큼의 상당한 성능을 보여준다. 스포츠성을 지향하는 만큼 높은 제동력 역시 필수적인 요소인데, 여기에 브렘보만큼 적당한 것이 있을까. 여기에 216kg의 무게까지 고려할 때 잘 멈추기 위해선 이러한 고사양 제품이 갖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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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모터사이클의 추세를 보면 최고속이나 고출력과 같은 사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아닌, 실생활에서의 편의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신형 스피드 트윈은 여기에 모터사이클 본연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특별히 뛰어난 파워도, 특별히 뛰어난 기능을 갖춘 것도 아니지만, 그렇기에 모터사이클 자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모터사이클을 즐기다 권태기에 빠졌다면, 한 번쯤은 스피드 트윈 같은 모델을 접해보길 추천한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모터사이클의 즐거움이 다시 한 번 새로운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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