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모터스 미라쥬650PRO, 국산 스포츠 크루저의 자존심
페이지 정보
본문
2000년대 초반, KR모터스는 국산 최초의 650cc급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엔진은 당시 국산 모터사이클 중 가장 큰 엔진이었다. 이전 엔진에 비해 기술적으로 많은 개선 또한 이뤄져 국내 모터사이클 애호가들의 기대심리를 높였다. 대 배기량 모터사이클 출시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던 그 순간 우리손으로 만든 정통 크루저를 외치며 미라쥬650이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신형 모델인 미라쥬650은 런칭과 함께 국산 대형 크루저에 목말라했던 마니아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며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또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는 물론 해외 많은 애호가들이 애용하는 모터사이클 중 한 모델이 됐다. KR모터스의 해외 판매 모델 가운데 주력 모델로 손꼽을 수 있다. 이유는 높은 가격 대비 가치다.
크루저는 페어링이 없기 때문에 연료 탱크의 형상이 전반적 이미지를 크게 좌우한다. 전통적인 크루저 디자인이라면 물방울 모양의 티어드롭 혹은 땅콩 모양의 피넛 탱크를 사용해 간결한 멋을 낸다. 하지만 퍼포먼스 크루저를 지향한 이 모델의 경우 일반 네이키드 바이크와 같은 커다란 연료 탱크를 장비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끄러운 유선형 디자인이다. 또 프레임이 겉으로 드러나 근육질의 남성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계기반 가독성은 평균적이다. 대형 패널 중앙에 위치한 LCD는 속도, 적산 거리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퍼포먼스 크루저를 지향해 전통적인 기계식 타코미터 대신 디지털 LCD를 적용했다. LCD 창 좌우에 위치한 턴 시그널 램프 표시등 역시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구성되어있다.
▶ 국내 최초 개발된 수랭 650cc급 엔진
미라쥬650PRO 장르 특성상 팔다리를 뻗으며 주행한다. 신장 180센티미터 기준의 운전자의 경우 라이딩 포지션은 편안하다. 클러치 레버를 움쳐진 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엔진은 국산 최초 대형 V형 수랭 2기통 엔진으로 알려진 647cc 크기다. 크루저라고 하면 흔히 오버 리터급 엔진과 함께 여유로운 크루징을 생각하기 쉽다. 실질적 엔진 성능은 네이키드 모델인 코멧650과 유사하다. 여유있고 넉넉한 라이딩 포지션을 활용해 교외 한적한 길에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크루징을 하고 싶다면 그것 또한 가능하다. 여유 넘치는 크루정 중 곧게 뻗은 직선 주로가 나온다면 언제든지 넘치는 파워를 이용해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정통 크루저였다면 이런 라이딩을 상상할 수 있을까?
직진주행성은 일반적인 미들급 모터사이클과 유사하다. 때때로 자사의 코멧650RC보다 더 안정적인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국산 중 비교할 대상이 없다. 또 코너링 성능도 일반 적인 크루저 모델과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다. 이따금씩 등장하는 와인딩 코스에도 활기차게 달린다. 크루저 모델로써 직진 안정성을 갖췄을 뿐 아니라 어느 정도의 와인딩 코스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 직선 주로뿐만 아니라 굽이친 고갯길에서도 완벽한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
프론트 포크는 41밀리미터 도립포크다. 41밀리미터 사이즈 프론트 포크는 통상적으로 높은 강성과 스포츠성을 고려해 미들급 스포츠 바이크에 주로 채용되는 구경이다. 강성이 뒷받침되니 코너링 성능 포함 고속 주행 시 여타 정통 크루저에 비해 안정감이 뛰어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 벨트 드라이브 방식이 사용되어 변속 충격이 적다. 결과적으로 수준급 승차감을 자랑한다.
스포티한 주행성을 노렸지만 체인 드라이브가 아닌 벨트 드라이브를 선택 채용했다. 벨트 드라이브는 체인 드라이브보다 소음이 적고 동력 전달이 한결 부드럽다. 체인에 비하면 벨트 자체에 탄성을 갖춰 변속 충격이 덜하고 가감속시 발행하는 충격을 어느 정도 스스로 흡수하기 때문이다. 오너 관점에서 보면 또 체인 루브 등 케미컬을 이용하는 수고도 없어 관리성 면에서 한 수 위다.
▶ 300밀리미터 대구경 디스크 로터를 사용하는 미라쥬650PRO
브레이크 성능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일반적인 아메리칸 모터사이클과 유사하긴 하지만 네이키드, 슈퍼스포츠 모델에 비하기는 부족하다. 시종일관 부드럽고 푹신한 인상으로 날카롭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스포츠 크루저 범주에 놓고 보면 부족함은 없는 수준이다. 반면 일반 모터사이클에 비하면 리어브레이크 성능이 뛰어난데 무게 중심이 뒤로 쏠려 있는 구조적 특성상 하중을 이용해 날카로운 제동력을 발휘하기 좋다.
▶ 리어 캐리어와 등받이는 순정 파츠로 별도 구매도 가능하다.
시승 모델은 별도의 옵션이 장착되어있지 않지만 기존 아메리칸 크루저들이 애용하는 액세서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등받이를 추가 장비하면 동승자와 함께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다. 역시 추가 액세서리인 리어캐리어는 적재공간이 없을 때 임시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요긴하다. 새들백을 이용하면 수납공간이 커지는 효과를 누리지만 반면 넓어진 전폭으로 인해 좁은 공간 통과시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연료탱크 용량은 17리터다. 연비는 정확하게 측정하지 않았으나 시승하는 기간 급가속, 급제동 등 강하게 몰아부쳤음에도 불구하고 주유 관련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적산 거리 약 200킬로미터를 달렸지만 높은 연료효율을 자랑하는 엔진 덕분에 급유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시승을 마칠 수 있었다.
705밀리미터의 낮은 시트고와 낮게 설계된 무게중심은 처음 크루저를 모는 운전자에게 부담을 한결 덜어준다. 실제 무게는 240킬로그램에 달하는데도 거구의 모터사이클을 운전하는데 무겁다는 인상은 거의 없었다.
KR모터스 미라쥬650PRO의 가격은 790만원이다. 다른 완성차 제조사의 모터사이클을 비교했을 때 가격대비 성능, 즉 가성비가 좋다. 또 전국 어디서든 수입산 대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국산 최대 배기량 퍼포먼스 크루저를 타고 있다는 자부심은 덤이다.
▶ 6단계 미세 조절 가능한 브레이크 레버
KR모터스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125cc급 2기통 엔진, 250cc는 물론 수랭 650cc급 대형 엔진 개발 등 엔진 기술 개발에 꾸준한 투자 중이다. 국산 대형 엔진 개발이라는 과제에 도전한지도 어느새 10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국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엔진은 철저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완벽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긴 시간동안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많은 부분을 재검토하고 즉각 개선해 지금의 높은 완성도에 이르렀다.
실용성과 상품성 모두 고려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모터사이클은 없다. 미라쥬650PRO는 물오른 국산의 상품성, 빠른 애프터 서비스와 사후 대처 및 개선 등 외산 모터사이클이 가질 수 없는 많은 장점을 포괄하고 있다. 주변 풍광을 즐기는 여유있는 라이딩을 꿈꾸거나 간혹 활력이 될 수 있는 스포츠를 경험하고 싶다면 미라쥬650PRO는 국산의 유일한 선택지다.
글
김종현 kjh)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라이드매거진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0
- 이전글킴코 메가 G5 125i, 예쁘고 잘나가는 스프린터 스쿠터 15.03.27
- 다음글혼다 CB1100EX, ‘더 모터사이클‘ 우리가 모터사이클을 사랑하는 이유 15.03.2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