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M 피들III, 3인 3색 실전 테스트! 운전 스타일과 연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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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은 우리가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혹은 스쿠터로 도심을 달리면서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요소 중 하나인 연료효율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물론 탁상공론이 아닌 직접 테스트하는 방법을 택했다. 세 명의 기자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주행법을 갖고 있다. 한 명은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리빨리’ 스타일, 또 한 명은 초행길만 보면 허둥지둥하며 노심초사 주변을 살피며 운전하는 ‘조심조심’ 스타일. 나머지 한명은 교통법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시내 주행 속도 시속 60킬로미터로 운전하며 자동차와 흐름을 함께 하는 ’바른생활‘ 스타일.
전혀 다른 주행 스타일을 가진 세 명의 기자가 달린 길은 완전히 동일하다. 서울의 서북 끝으로 지정한 연신내를 출발해 남동 끝인 학여울까지 동일한 신차수준의 피들III를 각각 타고 주행한 것. 물론 경유지도 정확히 명시했다. 최대한 혼잡한 도심을 거치는 것이 목표였다. 경로는 연신내-신촌-시청-명동-강남-양재-학여울. 경유지마다 인증샷을 반드시 찍을 것도 미션 중 하나였다. 어떠한 연출없이 지극히 본인이 운전하는 평소 주행법으로 주행한 결과, 어떤 성적표를 가져올지 궁금하지 않은가?
‘빨리빨리’ 급출발, 급제동이 부른 결과는?
▶ ‘오늘 성능 테스트 제대로 하겠는데?‘
연비 계산은 간단하면서 정확한 측정법인 ‘만량법’을 이용했다. 넘치기 직전까지 연료통을 가득 채우고 출발하는 것이 기준이다. 엔진 예열 후 평소대로 급가속과 급제동을 습관삼아 목적지인 학여울까지 주행했다. 도심을 관통하며 이동하기 때문에 제동과 출발을 거듭하기 일쑤였다. 연신내에서 신촌까지는 막힘없이 주행 할 수 있었다. 간간히 보이는 길게 뻗은 도로는 125cc 엔진으로도 속도를 내기 좋은 코스였다.
▶ 연세 차 없는 거리 초입에서 피들III와 함께
교통량이 비교적 여유로운 곳을 지나 신촌과 시청 등 서울 강북의 주요 정체구역을 진입했다. 슬림한 핸들폭 덕분에 차가 꽉 막힌 거리를 보다 신속하게 지날 수 있었다. 특히 북적이는 차량과 사람들로 가득한 홍대와 신촌을 지날 때 작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혼잡지역을 신속하게 빠져나올 수 있어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 청계광장의 심볼 앞에서 한 장, 아마 지금까지는 제일 앞서있지 않을까?
미리 정한 체크포인트인 청계광장과 광화문 앞에서 잠깐 여유를 부려봤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한가롭게 평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을까? 바쁘게 지나기만 했던 광화문 앞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지나는 사람들이 중국인 관광객 보듯한다. 다음 목적지인 강남역을 향해 서둘러 출발했다. 왠지 승부욕이 솟는다.
▶ 서울 도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광화문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기로 손꼽히는 지역이 어딜까? 그 중하나로 강남역이 아닐까 싶다. 이따금씩 한남대교 남단부터 엄청난 교통 체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피들3와 함께 라면 별 걱정은 없다. 차체가 워낙 작고 날렵하기 때문이다. 강남역을 지나 학여울역까지 스로틀을 계속 움켜쥐었다 풀었다 하며 속도를 냈다. 갑자기 들이대는 택시들 때문에 식겁한 적도 몇 번 있지만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놀란 것은 이렇게 페이스를 높여 주파했는데도 길도 몰라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뒤늦게 출발한 ‘조심조심’ 기자가 내 뒤로 2분 뒤 도착했다는 사실이다. 온갖 위험을 감수한 나의 풀 스로틀이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건가?
▶ 강남역 사거리는 언제쯤 교통체증이 없어질까?
목표지점에서 연비를 계산하기 위해 다시 주유를 했을 때, 약 3.8리터의 연료를 소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왕복 코스 약 80킬로미터를 달렸고, 다른 기자들 보다 약 1리터 이상 연료를 더 사용했다. 꽤 큰 수치를 보고 놀랐다. 그런데 더 억울한 사실은 특별히 다른 기자들 보다 빨리 도착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출퇴근 목적으로 피들III를 구매한다면 풀 스로틀은 삼가라고 하고 싶다. 도착 시간은 그대로인데 연료만 한참 더 쓴 꼴이 됐다. 뻔하긴 하지만 오늘 중요한 사실을 체감했다. 그동안 거리에 쏟아 부었던 휘발유가 아까워진다.
‘조심조심’ 길치에게도 관대한 연비
▶ ‘여기가 아닌가보네...’
유류비의 공포는 연비에 도움이 되는 습관을 길러줬다. ‘급’이라는 단어와 친하지 않아 급가속과 급감속은 머나먼 이야기. 비교적 긴 시야로 신호 감지가 빨라 감속도 여유롭게 하는 편이다. 친구들과 여행을 갈 때 한 대의 차로 돌아가면서 운전을 하면 매번 최고의 연비를 뽑아내곤 했다.
덕분에 이번 미션은 부담 없는 상황이었다. 평소 연비주행의 습관화는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터. 더불어 남자 기자들에 비해 작은 신장은 스크린이 장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풍의 영향을 약간이라도 덜 받을 것이 분명했다. 또한 가벼운 체중으로 인한 경량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연비왕은 따놓은 당상이다.
▶ 신촌에 도착하니 늦게 출발한 기자의 하얀색 피들이 어느새 뒤에 있었다. 길치의 한계를 체감하는 순간.
단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은, 블루투스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지독한 길치라는 것이다. 보통 길을 익힐 때 루트를 통째로 외워버리는 식이다. 모든 경유지가 초행길이었던 탓에 내비게이션 앱에 의존했지만, 무료 서비스의 잔혹한 한계를 제대로 맛봤다. 길을 헤매는 탓에 두 기자보다 주행거리는 약 3킬로 정도 많았다. 스트레스도 남들의 몇 배였다. 출발 전 두 시간 동안 길 강의를 들었는데도 이 지경이다.
▶ 여기까지 오는 것 만해도 이미 땀이 뻘뻘.
그러나 경유지의 도로 상황에 맞게 평균 시속 60킬로미터 이하 속도를 준수, 부드러운 가감속의 주행은 나쁘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2.7리터로 총 주행거리를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른 기자들보다 몇 분 늦게 도착하긴 했지만, 어차피 목적은 연비 주행 아닌가. 조금 황당한 것은 가장 천천히 주행했던 나를 종종 추월하던 하얀 피들 기자가 나보다도 더욱 연료를 적게 썼다는 것이다. 무조건 천천히 달린다고 효율이 좋은 것은 아닌가 보다.
소형 스쿠터의 뛰어난 연비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나 공인연비가 무색할 만큼 개개인에 따라 연비는 천차만별이다. 운전습관 때문에 연비가 나빠질지, 운전습관 덕분에 연비가 좋아질지는 자신에게 달렸다. 도로 흐름에 맞게 올바른 연비 운전을 한다면 안전은 덤으로 따라온다. 그래도 역시 길은 많이 알수록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른생활’ 사나이, 시야를 넓게 갖고 차량 흐름 따른 주행이 답
▶ 출발부터 여유로운 모습의 정속주행 사나이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좋은 연비를 기록한 것은 본인이다. 그런데 그다지 연비 운전에 신경을 쓴 적은 없다는 사실이 더 흐뭇하다. 평소 운전습관을 잠깐 이야기 해볼까?
나의 경우 평소 출퇴근 혹은 시내에서 주행할 때는 앞 차의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고 급제동, 급정거에 대응하는 것이 습관되어 있다. 앞 차와 가까이 거리를 줄여봐야 좋을 것 없다는 결론을 적잖은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몇 년에 한 번씩 나는 접촉사고를 피하지 못했던 이유 중 대부분은 차간 거리 확보를 적당히 안했기 때문이거나, 혹은 잠시 딴청을 피웠던 것. 바꿔 말하면 운전에 집중하고(앞만 잘 보고) 차 사이를 벌리지 않기 위해(다른 차에 양보하기 싫어서) 다닥다닥 붙지만 않아도 무사고였다는 뜻이다.
▶ 강남역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혼잡하다. 최대한 속도를 유지하고 차량 한 두 대 정도 차간 거리를 유지하면서 달리면 스트레스가 적다.
이 사실은 모터사이클 운전할 때 무척 중요한 사실이다. 특히 차량이 붐비는 시내에서는 작은 접촉사고도 몸이 겉으로 드러난 우리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차간 거리를 확보하는 습관이 들면서 자연스레 브레이크를 덜 쓰면서 흔한 사람들이 말하는 연비 운전법에 가까운 스타일이 됐다.
▶ 유가는 리터당 1,500원을 넘나들고 있다. 주유소마다 약간 차이는 있다. 도심을 하루 종일 쏘아 다녀도 5,000원이 채 안되는 유류비는 ‘역시 스쿠터다’ 싶다.
서울 시내의 가장 심한 정체구간만 골라 선정한 이유는 그래서다. 이런 극악 상황에서 내 운전법이 더욱 빛을 발했다. 안전 운전이 연비 운전 효과까지 불러온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 하나 말하자면, 나를 앞질러 출발했던 거친 운전 습관의 대명사로 불리는 기자는 최종 도착지점에서 나보다 약 5분 정도 일찍 도착했을 뿐이었다. 목적지까지 걸린 두 시간에 비하면 큰 차이는 아니다. 연료는 약 2.7리터 부근으로 가장 낮은 연비를 기록한 기자의 3.8리터에 비하면 어마어마하다. 테스트를 위해 약 80킬로미터 거리를 달렸으니 이보다 더 거리가 길어질수록 연료효율 차이도 심해질 것이 분명했다.
▶ 우리가 테스트에 사용한 만량법은 일단 연료탱크를 가득 채워 주행한 뒤 연료를 소모한만큼 다시 가득 채워 주입량으로 계산하는 방법이다. 꽤 정확하고 간편하다.
다른 차량과의 흐름을 유지한 채 여유만만 주행한 덕에 두 시간 넘게 달린 시내 주행시 위험한 상황은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스타일로 미션을 수행했다. 한 명은 전형적인 조심운전+길치 스타일, 또 한명은 차량 흐름과 함께 달리는 다소 따분한 운전 스타일, 또 한명은 거침없이 차량 사이를 질주하는 폭주스타일이었다.
▶ 시간 차이는 단 5분, 소모한 연료는 약 1.5배다. 안전도 얻고 스트레스는 더 적다. 당신은 오늘부터 어떻게 주행 할 것인가?
결과는 보다시피 확연히 달랐다. 이번 기사를 진행하며 느낀 것은 ‘안전’과 ‘연비’모두를 잡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무엇보다도 부드러운 주행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 특히 앞 차와의 간격을 적당히 유지하고 달려야 급제동과 이에 따른 불필요한 급가속이 줄어 연료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피들III로 색상만 다른 완전히 같은 차량 3대로 진행한 결과로 믿기 어려울 만큼 연료 소비율은 차이가 컸다. 기자의 경우 시내 주행 연비로 리터당 30킬로미터 가량이 나왔다. 공인 연비가 아무리 좋은 피들III라도 주행 습관에 따라 천차만별. 때로는 우리가 어떻게 운전해오고 있었는지 한번쯤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글
모터사이클 팀 kja)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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