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2기통 스포츠 네이키드, 스즈키 SV650 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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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드매거진
댓글 0건 조회 525회 작성일 17-05-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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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브랜드 스즈키는 달리기 본성이 드러나는 브랜드다. 일제 4사 중에서도 순수하게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새로운 모델을 보기 힘든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한 번 출시된 기종은 그만큼 긴 수명을 가지고 마니아에게 꾸준히 사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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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무엇보다도 기본기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상품성이나 부가장비, 혹은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이목을 사로잡지는 못했으나,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바이크를 보면 충분히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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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650은 네이키드 바이크다. 달릴 수 있는 것 외에 별다른 장비도 없고 오직 달리기 위한 로드스터 분류에도 가깝다.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V형 2기통 650cc급 엔진, 트러스 프레임으로 감싼 날씬한 차체, 가볍고 직관적인 핸들링이 SV650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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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650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네임밸류가 있다. 오랜 시간 지속해서 다양한 연령대에 판매를 해왔고 훌륭한 기본기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차 값 덕분에 입문기종으로도 많이 쓰인다고 한다. 지역 레이스용으로도 종종 활용되고 조금 손보면 적극적으로 달리기에 나쁘지 않다고 한다. 물론 신형이 아니라 구형 모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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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SV650은 오랜 시간 숙성되어 온 엔진을 이어받아 새로운 트렌드인 레트로 붐에 맞춰 발매되었다. 사실 SV650을 이리저리 둘러보면 네오 클래식이라고 하기도 뭣하고, 현대판 네이키드 바이크라고 하기도 조금 모호하다. 과거처럼 각진 모습의 강인한 모습보다는 둥글둥글해졌지만, 그렇다고 푸근한 분위기의 클래식 바이크 느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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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650은 국내에도 판매된 적이 있던 글라디우스의 후속이다. 당시 환율 문제로 상당히 판매가 저조했지만,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기에 있어서는 쓸 만했던 기종이다. 입문용 미들클래스 바이크로 충분히 추천할 만했고, 디자인도 유려했지만 국내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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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650 신형 모델은 그 한을 풀기 충분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자마자 트랙에서 테스트를 했다. 보기보다 단단하고 잘 달려주는 모습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엔진 파워는 아주 높지 않으나 나름대로의 ‘쏘는’ 맛이 있었다. 인제 스피디움의 긴 직선 주로에서 끝까지 스로틀을 감아도 배기량이 낮아 오는 답답함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엔진 회전이 아주 가볍고 경쾌한 데다가, 2기통 치고는 고회전성향이 짙어 맹렬하게 도는 엔진과 함께 달리는 맛이 중독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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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일반 도로에서 타보기로 했다. 네이키드 바이크는 기본적으로 도로에서 달리는 물건이다. 평상복에다 간단히 최소한의 안전장비만 하고도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죽자 사자 달리는 레이스트랙에서의 시승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던 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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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를 입고 레이싱 부츠가 아닌 라이딩 부츠를 신고 시트에 오르니 마음이 편하다. 꽤 멀게 느껴졌던 핸들도 시트에 바짝 당겨 앉으니 여타 네이키드 바이크의 편안함과 비슷했다. 요즘 출시되는 스트리트 파이터 형태의 네이키드 바이크에 비하면 핸들 폭도 좁은 편이다. 양손으로 핸들을 잡으면 상체는 살짝 수그러지며 풋 포지션도 자연스럽다. 기본적으로는 스포츠 네이키드라는 것이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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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스타트 시스템으로 스타트 버튼을 툭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엔진 시동이 걸릴 때까지 스타트 모터가 돈다. 원터치 시동이라고 표현해도 좋을만큼 간편하다. 엔진음은 조용하다. 2기통치고 맥박이 빠르지 않고 고동감도 정제되어 있다. 2기통의 박력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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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을 넣고 부드럽게 가속해보면 가벼운 스타트에 웃음이 절로 난다. 특히 클러치 어시스트가 작동되면 반 클러치 없이도 부드럽게 클러치를 연결하기가 쉽다. 스로틀을 안 감고도 부드럽게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은 초보자들에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다. 클러치를 슬쩍 연결할 때 일정 rpm 이하로 엔진 회전수가 내려가면 알아서 조금 회전수를 올려서 시동이 꺼지는 것을 막는 보조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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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어비가 커지면서 치고 나가기 시작한다. 특히 4,000rpm부터는 강하게 가속되는데, 레드존까지 거리낌 없이 회전 바늘이 치솟는다. 2기통치고 아주 가벼운 회전력으로 가속을 부추기는 성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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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달리기 좋아하는 성향 덕에 시속 160km까지도 순식간이다. 연료를 넣고도 차체 무게는 200kg이 안 되는 경량이며 작고 슬림한 차체와 더불어 거의 250cc 급 바이크를 다루듯 가볍게 몰 수 있다. 사실 이는 이미 시트에 앉는 순간부터 느낄 수 있는 것인데, 신나게 달리면 달릴수록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빅 바이크를 타고 있다는 일종의 부담감을 크게 줄여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이 바이크를 타면 앞 뒤 안 가리고 신나게 달리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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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성능은 그저 그렇다. 차체가 워낙 가볍고 작아서 풀 브레이킹을 해도 다루기는 어렵지 않지만, 제동 성능 자체가 높다거나 조작감이 뛰어나지는 않다. 저렴한 브레이크 파츠 구성이 그를 대변해준다. 다만 76마력 정도의 이 엔진 파워를 다루기에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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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으로 달리다 풀 브레이킹을 할 때 다소 말랑거리는 레버의 감각이 신경쓰일 뿐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브레이킹을 해봤지만 순간 토크가 좋은 엔진 성능에 비해서 좀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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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주로를 벗어나 와인딩 코스에서 코너링을 해봤다. 예상했던 대로 시속 40~80km 정도의 일상적인 커브에서는 정말 재미있게 달릴 수 있다. 코너링 진입하는 느낌도 좋고, 다소 공격적인 핸들포지션도 예리하게 코너링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된다.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서스펜션의 영향으로 약간 불안하다. 고르지 않은 노면의 영향도 적잖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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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은 정립식, 뒤는 모노쇽으로 아주 평범한 구성이지만 고속 영역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코너를 벗어나면서 스로틀을 감기 시작하면 균일하게 솟아오르는 토크 덕에 안정감이 높아지지만 그 전까지는 서스펜션이 쫀쫀하게 잡아주지 못하는 느낌이다. 적극적으로 브레이킹과 가속을 해줘야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아무래도 노면이 깔끔하게 정리된 레이스 트랙에서의 경험과는 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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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작고 가벼운 차체가 가진 장기는 여전하다. 특히 짧게 이어지는 숏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예술적이다. 시야는 탁 트여있고 핸들은 기민하게 움직인다. 템포를 올리며 공격적으로 달리다보면 풋 스텝이 조금 낮게 느껴진다. 뱅킹각 한계의 문제가 아니라 하체 포지션이 상체에 비해 느슨하다. 적극적으로 체중 이동하기가 꺼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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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투어링 코스로 돌아와 느긋하게 달려보면 6단에서 3,500rpm이면 시속 80km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 속도에서는 엉덩이 아래에서 2기통의 잔잔한 고동감이 이어진다. 먼발치의 풍경을 둘러보며 슬슬 달리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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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자리는 꽤 공격적으로 솟아있다. 누군가 투어링을 떠나면서 장시간 텐덤 라이딩을 해야 한다면 말리고 싶다. 순정 옵션인 시승 차량의 레트로 시트는 질감이 나쁘지 않은데 그리 푹신하지는 않다. 앞 사람말고는 잡을 곳도 마땅히 없다. 이런 것을 보면 혼자 즐기는 로드스터가 맞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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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시승차에는 보기에 멋진 언더카울이 달려있다. 엔진 룸 아래가 비어보이는 허전함을 달래주는 좋은 옵션 파츠다. 기능적인 무언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배기 사일렌서도 요시무라 제품이다. 소리는 꽤 크고 두텁다. 저회전에서 둥둥거리는 고동감을 배가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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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머플러가 워낙 음색 면에서 심심하고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 2기통 맛을 내는 방법이 된다. 물론 합법적으로 구조변경을 받을 수 있는 음량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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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효율은 좋다. 탱크 용량은 13.8리터로 크지 않은 편인데, 연비가 좋아서 항속거리가 상당하다. 계기반은 상급 모델인 GSX-S1000에 사용된 풀 디지털 액정을 사용하고 있고, 여기에 남은 연료로 갈 수 있는 거리도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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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타이어 폭은 160mm다. 민첩한 몸놀림에 큰 도움이 된다. 출력을 충분히 견딜 수 있으면서도 기동성 쪽을 선택한 결과다. 미들급 네이키드 바이크라서 쿼터급 대비 거대한 뒷태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속파인 SV650에게 허세란 없다. 필요한 파츠만 꼭꼭 눌러담았다. 고맙게도 가격도 함께 눌러 담아 899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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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을 맞이해 수입처 스즈키CMC의 프로모션도 나쁘지 않다. 이제 막 모터사이클을 본격적인 취미로 즐기고 싶은 입문자나, 오랜만에 빅 바이크로 돌아오는 리턴 라이더에게도 추천할 만한 모델이다. 무엇보다도 과한 치장없이 기본기로 승부하는 솔직 담백한 바이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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